[시사IN] 글로벌 강소기업-유로자전거나라(2009.07.20)
201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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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인생동반자"
이런 여행사가 있다. 옵션 투어 없고, 쇼핑 강요없고, 팁이 없는. 대신 전문성과
유로자전거나라의 장백관 대표가 딱 그런 경우다. 유로자전거나라는 여행사지만 그냥 여행사가 아니다. 스스로 표방하기를 '유럽 전문 지식가이드회사'다. 지식가이드? 싸지만 감동 없는 단체여행, 자유롭지만 두려운 개별여행, 이 둘의 잠점을 빼다 만들었다. 안전하면서도 감동 있는 자유여행! 장대표는 그 시장을 개척했다. "여행업의 시피유(CPU)는 가이드에 있다"라는 상식에 근거한 결과다.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현지 유학생이나 상인을 '알바'로 일시 고용, 보수는 각자 해결, 대개 여행 현장에서 관광객을 통해 요령껏 조달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예정에 없던 옵션투어, 꼭 들러야 하는 쇼핑센터, 식당 노골적인 팁 요구등이 횡횡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가이드는 정보보다는 유머, 주마간산격 유적지 소개와 사진 찍어주는 인솔자 정도로 밖에 기억되지 않았다.
'가이드투어'라는 전문성으로 승부를 걸었다. '박물관 전일투어'는 유로자전거나라의 대표 상품이다. 박물관이 문을 열고 닫을 때 까지 샅샅이 흝는다. '바티칸투어''루브르투어''대영박물관투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혹자는 반문할지 모른다. '지겹지 않나? 공부하러 간 것도 아니고'라고. 이에 대한 장대표의 답변. "여행 문화가 바뀌었다. 특히 유럽을 찾는 사람들의 지적욕구는 굉장히 강하다. 쇼핑, 보양 중심의 관광에서 지식을 얻고 자아를 찾는 여행으로 문화가 바뀌고 있다." 그런 수요가 유로자전거나라의 공급과 맞아 떨어졌다. 가이드 설명을 듣기 위해 유치원생처럼 우르르 몰려 다닐 필요도 없다. 무선마이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신기를 착용하면 동선을 넉넉하게 유지할 수 있다. 아울러 이 회사의 가이드는 '종일투어'다. 아침 8시쯤에 만나면 밤11시 야경투어까지 책임진다. 지치지 않을까? "몸은 파김치지만 눈은 초롱초롱하다"라는 게 장 대표의 말이다.
가이드는 여행자들에게 "한국어를 쓰면 대화가 된다"라고 모국어 사용을 권한다...
"직원들 정년은 환갑이다." 요즘같이 노동자 목숨이 파리 목숨이나 진배없는 시절에 꿈 같은 애기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현실이다. 유로자전거나라는 유럽6개국에 걸쳐 현지가이드를 40여명 보유하고 있다. 그들 모두가 정규직이다. 보수도 적지 않다. 6~7년차 차장급 연봉이 대기업 같은 직급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다만 채용과정은 까다롭다. 장대표가 "우리회사에는 연.고대 출신이 없다(웃음)"라고 말할 정도로 학연, 지연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만 문제는 적성과 열정. 1, 2차 시험은 서류와 인성, 스피치. 관건은 3차 면접이다. 책 읽기. 여기서 대부분 걸러진다. "서양사, 미술사, 종교사, 특히 성경을 모르면 유럽에서는 안된다. 이 과정에서 100명에 두세 명꼴로 남는다. 절실한 사람은 끝까지 살아남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지 실습이랄 수 있는 '인스펙션' 기간이 또 있다. 선임자를 따라 다니면서 가이드세계를 체험한다. 초기에는 실패도 많았다. 면접비, 체류비만 써버리고 도중 하차한 사람도 여럿이었지만 지금은 안착해 이직자는 두 세명 남짓. 이 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여행후기의 대부분이 '000가이드님 고마워요'라고 시작할 정도로 가이드 각자가 개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장대표는 직원들에게 이런 주문을 한다. '내가 우리 직원들 중에 최하위다'라고 말하라. "우리의 최대 강점이자 무기는 사람이다. 직원 한 사람이 무너지면 고객 전부가 무너진다. 사람을 돈으로 생각하면 피곤해서 이 일 못한다. 여행자 머릿수가 일당으로 보이면 사람이 적은 날은 일할 맛이 나겠나? 고객과 가이드, 인생의 여행자로 만나 서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생각하자고 매일 아침마다 다짐한다."
회사의 수입.지출은 하루 단위로 직원들에게 공개되고 당해 연도 결산과 이듬해 계획 역시 전 직원 워크숖(11월)을 통해 이뤄진다. 이날 워크숖에서는 학술회의도 열린다. 유럽 각지에 흩어져 지내던 직원들은 자신의 업그레이드된 여행지식과 자체 개발한 여행동선을 발표하고 동료 의견을 청취한다. 직원들에게는 매년 두 달간 휴가를 주는데 한 달은 통상 '공부여행'으로 보낸다. 그러한 '자아확장의 결험'이야말로 유로자전거나라의 성장 동력이었다. 이런게 지식산업이 아닐까?
[시사IN 박형숙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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