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있는 수많은 미술관들 중 갈까 말까 고민한다면 꼭 가야하는 곳 중에 하나, 오랑주리 미술관이 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근처인 시내 중심부에 위치해 있고,
모네의 수련 연작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죠.

그리고 보통은 모네의 수련 연작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사실 이 곳은 우리에게 친숙한 르누아르와 피카소,
세잔, 모딜리아니, 마티스, 마리 로랑생 등 굉장히 많은 화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어마어마한 작품들을 한 공간에서 마주할 수 있게 된 것은 위 그림 속 두 인물, Guillaume 부부 덕분입니다.
Paul Guillaume은 살아 생전 인상주의 작품과 아프리카 예술품 등을 수집하며 부와 명성을 누린 아트 딜러로
자신의 소장품들을 모두 모아 '모두를 위한 미술관' 건립을 꿈꾸었던 인물이었죠.
하지만 이른 나이에 사망하며 그 꿈을 이룰 수 없게 되었고,
그의 모든 소장품들은 그의 부인 Juliette Lacaze 또는 Domenica라 불렸던 여인에게 상속됩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그녀는 Jean Walter라는 건축가와 재혼을 하게 되고,
상속 받은 작품들을 판매하거나 새로운 작품들을 구매하며 컬렉션을 재정비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작품들을 전 남편
Paul Guillaume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모두 정부에 기증하게 되는데,
그 때 자신이 사랑했던 두 남편을 기리기 위해 컬렉션 이름에 전 남편과 현 남편의 이름을 모두 넣어 달라고 요청하죠.
그래서 그녀가 기증한 모든 작품들은
Walter-Guillaume 이라는 이름의 컬렉션으로 불리게 되었고,
오랑주리 미술관이 만들어지게 되며 지하에 함께 전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덕분에 모네의 수련 연작과 더불어 한 공간 안에서 르누아르와 피카소, 세잔, 모딜리아니, 마티스 등
그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품들과 화가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곳이 오랑주리 미술관입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공간에 작은(?) 변화가 생길 예정이랍니다.
어느날 각 미술관, 박물관의 홈페이지를 순찰하던 중 오랑주리 미술관의 공사 예정 공지를 발견하고 말았죠.....따란..
2019년 9월 4일부터 2020년 3월 31일까지
Walter-Guillaume 컬렉션이 소장된 지하 공간을 모두 공사하게 되었다 하네요.
다만 지하 공간만 공사를 하기 때문에 모네의 수련 연작이 걸려 있는 지상층과
지하의 왼편 공간, 즉 특별 전시 공간은 특별 전시에 맞춰 오픈할 예정이라 하니
모네의 수련 연작이 오랑주리 미술관의 방문 목적이셨던 분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게다가 공사하는 기간 동안 입장료는 기존 9유로에서
6.5유로로 인하될 예정이라 하니, 조금은 꿀~
인줄 알았으나...
특별전시가 치뤄지는 기간에는 기존 입장료인 9유로로 받는다 합니다.. 에잇!
혹시나 수련 연작이 목적이신 분들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공사 시작까지 며칠 남았으니 파리에 계시거나 9월 4일 전 파리에 오시는 분들은
지하의
Walter-Guillaume 컬렉션을 꼭 보시고 가세요!
이후에 오시는 분들도
Walter-Guillaume 컬렉션은 보실 수 없겠지만
엄청난 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니 실망하지 마시고 방문해보세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