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페인의 필 가이드입니다.
@spain_feel
오늘은 바르셀로나의 얼굴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 세계입니다.
사실 2013년 입장해 본 이후 한동안 발걸음 조차 떼지 않던 곳.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던 곳.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든 곳.
구엘 저택입니다.
Palau Güell (구엘저택 또는 구엘궁전)
까딸루냐 광장에서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중심 거리.
람블라스 거리를 걷다보면 리세우(Liceu) 역을 지나 라발지구 초입에 위치한 구엘궁전.
가장 이상적인 아치의 모습을 구현한
가우디만의 카테나리 아치가 입을 쫙 벌리고 있습니다.
귀족과 세력가들의 마차가 통째로 진입할 수 있게끔 고안된 정문입니다.
마부는 1층에서 세력가들이 내리면 그대로 지하 마차의 주차장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지하에는 하인들의 방이 있는데요, 하인들은 이어 마중을 나오게 되지요.
입구를 통해 들어온 후 바깥을 바라 보았습니다.
구엘저택은 곳곳에 동양적 건축미가 많이 보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극동지방에다 근동지방인 아랍과 페르시아계의
영향을 받았던, 가우디의 오리엔탈리즘 시기에 존재하는 건축입니다.
고급진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무장한 계단이 위압감마저 듭니다.
한계단 한계단 오를때 마다 자신의 세력과 위상을 스스로 느꼈을 법한 구엘과
그의 패밀리가 연상이 됩니다.

Eusebi Guell, 에우세비 구엘 (좌 42세, 우 69세)
(1846~1918)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까딸루냐 지역의 가장 유력자였던 구엘입니다.
쿠바에서 큰 성공으로 부를 축적한 부친을 따라 뛰어난 두뇌를 바탕으로
최고의 사업수완을 보인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와 영국, 파리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보인 그.
1878년, 프랑스 파리의 세계엑스포의 코메야 장갑 쇼케이스 행사에서
보여진 가우디의 실력에 감탄을 한 후 영원을 잇는 인연이 됩니다.
구엘공원, 꼴로니아 구엘, 구엘 파빌리온, 구엘 와이너리, 구엘 궁전...
한없이 가우디를 응원하고 사랑했던 우정입니다.
바르셀로나 시의회 의원, 영국 상원의원까지 지내며 정계에서도
중추적 인물로 손꼽힌 구엘.
그의 자택이니 구석구석 화려함과 예술적 가치가 많음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철제 난간을 꽈서 만든 작업은
구엘공원에서도 나타나는 가우디의 흔적입니다.
동양의 문을 보듯 격자의 표현은 새롭다 할 수 있겠네요.
난간에 기댄 채 아래를 내려다 보면,
입구가 내려다 보이는데요,
마차에서 누가 내리는지 CCTV 역할을 하는 관망대 같다고나 할까요?
내부 곳곳에 가우디만의 아치는 나타납니다.
복도를 걷다 만나게 되는 화려한 채광!
빛을, 그리고 자연의 원리를 굉장히 잘 이용했던 가우디.
황홀경에 빠지는 순간은 구엘궁전에서도 영락없죠.
복도와 로비 곳곳을 비추는 철제 스탠드의 섬세한 표현도 압권입니다.
중세 기사의 창을 꼽아 놓은 듯, 아니면 마법사의 지팡이를 설치한 듯?
<접견실과 파우더룸>
세고비아 알카사르의 천장에도 등장하는 패턴입니다.
스페인 기독교도들의 국토회복 이후 그들의 영향력 아래에 놓인 무슬림들,
그들을 가리키는 표현인 무데하르는 건축에서도 나타나게 됩니다.
가우디는 무데하르 양식을 많이 사용했고
그 특징이 구엘궁전 곳곳에서도 베어납니다.
과거의 사진을 복원해 놓음으로써 당시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재미난 것은 당시 응접실에는 당구대도 있었다는...!
<중앙홀>
아래의 사진들은 2층을 지나 오르면 만나는 중앙홀입니다.
주로 예배당으로 쓰였습니다.
종교적 공간/ 음악을 연주하던 곳이었기에
가우디가 직접 설계한 파이프 오르간도 사진 우측에 보입니다.
더 풍부한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늘린, 높이는 약 15m.
당시 가장 높은 오르간 이었습니다.
이 공간 발코니에 서서 종교적 의식을 치뤘다고 합니다.
(윗층은 세력가들 착석, 아래층 하인들 자리)
중앙홀의 천장은 하이라이트 입니다.
마치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이 떠있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가히 아릅답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옵니다.
건축을 미학적 최고점까지 끌어올린 가우디의 터치!
앞서 언급한 오르간의 연주대 모습,
<테라스>
하단부분은 무데하르 예술 중
타일 양식이죠. 아술레호(Azulejo)
아술레호는 안달루시아 지역 곳곳에 많이 볼 수 있지요.
특히나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과 세비야 알카사르가 대표적입니다.
아술레호 타일의 아랫 부분은 목재를 사용하였는데요.
빗물을 내보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이사벨 로페즈의 방>
구엘의 사망 이후 소유와 점유의 권리를 이어받은
그의 아내 이사벨 로페즈의 방입니다.
겨울철 추위를 대비하고자 벽난로를 설치하였고

연철로 만든 아라베스크 장식입니다.
라틴어 주인의 이니셜을 새겼던 가우디.
물론 이러한 작업 모든 것을 가우디가 한것은 아닙니다.
그는 팀을 꾸려 작업을 했으며 후배이자 건축가인 베렝게르와
여러 분야의 장인들이 가우디와 함께 협력 했었던 것이죠.
사진속 소파 뒤의 장은 가우디가 궁전을 위해 만든 몇 안되는 붙박이 가구였습니다.
아술레호 타일의 표면처리된 부분을 찍어 보았습니다.
유럽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스페인의 역사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건축 테마입니다.
<계단>
당시 하인들이 이용하던 계단으로
지하부터 옥상 테라스까지 계단이 이어져 있습니다.
<옥상 테라스, 다락공간>
포물선 모양의 아치를 따라 붙인
그만의 트랜카디스.
연철 난간에 써있는 구엘의 이름과 세라믹 소재의 트랜카디스 기법과의 만남.
두 재료의 조화가 스페인을 구성하는 다양성의 조화를 말하는 듯 합니다.
나무가 박혀있듯 정원처럼 꾸며진 옥상 테라스에서 오늘 하루의 시각적 행복을 마무리 합니다.
구시가지의 보물.
가우디의 기능성과, 심미성 그리고 합목적성이 두루 갖추어진
Good Design을 어서 만나세요.
글/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