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찬 바람이 코 끝을 알싸하게 스치는 이 시기에 빼놓을 수 없는 와인, 보졸레 누보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며칠 전 장을 보다 이 문구를 보고 '드디어 왔구나' 싶었습니다.
"Le Beaujolais nouveau est arrivé"
"보졸레 누보가 도착했어요"

햇 와인이라고도 불리는 '보졸레 누보'라는 이 와인은 매년 지금, 11월 셋 째 주를 기점으로 판매가 시작되는 와인으로
매년 엄청난 마케팅을 하는지라 와인을 모른다 하더라도 한 번쯤은 어디선가 들어보게되는 와인이기도 합니다.
( 와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저도 한국에서 몇 번 들어본 기억이 있어요. :) )
하지만 이렇게 유명한 와인이 과거에는 사랑받지 못했던 와인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보졸레 누보라는 와인은 프랑스 리옹 근처 보졸레라는 지역에서 가메라는 포도 품종을 통해 만들어지는 와인입니다.
하지만 이 가메라는 포도 품종 자체가 와인 특유의 타닌 맛이 적어 큰 특징이 없으며,
이를 통해 만든 와인 역시 별다른 특징이 없고 장기 보관이 어렵다는 이유때문에
농부들이 식탁 위에서 간단히 즐기는 와인, 맛없는 와인이라는 인식이 생기며 그다지 인정받지 못한 와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햇 와인을 마시며 한 해를 마감하던 보졸레 지역의 전통을 그대로 살려 '보졸레 축제'가 생기고,
이 축제를 통해 부르고뉴, 보르도에 밀려 있던 보졸레 와인이 차츰 이름이 알려지게 됩니다.
그리고 강력한 '한 방'이 등장하죠.

조르쥬 뒤베프
보졸레 지역의 와인 생산자였던 조르쥬 뒤베프는 1970년, 기존의 '오래 보관할 수 없다'는 단점을
'신선한 햇 와인'이라는 강점으로 만드는 역발상을 통해 마케팅을 하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신선한 햇 와인의 이미지와 희소성을 무기 삼아 전 세계로 보졸레 누보의 명성이 퍼져 나가게 됩니다.

심지어 프랑스 정부는 매년 11월 셋 째주 목요일 0시를 보졸레 누보 판매 개시일로 지정하며 날개를 달아주자
매년 11월 셋 째 주 목요일이 되면 보졸레 누보가 전 세계에 퍼져 식탁 위에 오르게 됩니다.
결국 이 일련의 과정을 겪으며 지금의 유명세를 타게 된 와인이 '보졸레 누보'라는 이름의 와인입니다. :D

딱~ 지금 이 맘때, 보졸레 누보가 출시되고 즐기는 기간이니 (2019년 11월 21일~)
현재 프랑스에 계시다면 떠나가는 파리의 가을을 보졸레 누보와 함께 만끽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11월 셋 째 주, 파리에서, 보졸레 누보를!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