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셀러드 2탄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탈리아를 여행하면 어떤 레스토랑을 가도 없을 수가 없는 메뉴가 셀러드입니다.
앞서 1탄에서 설명드렸던 많은 채소들 말고도 다양한 채소가 존재한다는 사실. 그럼 한번 가볼까요~?

(피망)
앞서 1탄 마지막즈음 언급했던 가지과에 속하는 채소가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피망입니다.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각종 요리에 사용되고 요즘은 너무나 익숭한 채소지만 1700년대 후반 이탈리아 사람들한테는 그렇게 익숙한 채소가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베로나의 한 레스토랑에서 개발한 ‘식초에 절인 피망’은 나폴레옹은 물론이고 오스트리아 황제와 나폴리 왕의 식탁위에도 오르게 되면서 인기를 끌게 됩니다. 이로써 피망은 그저 녹색 정원의 느낌이였던 셀러드를 총천연색 셀러드로 탈바꿈 시키는 주인공이 됩니다.

(신선한 야채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에서야 식초에 절이거나 올리브유에 절인 채소를 좋아하고 즐겨먹지만 중세 사람들에겐 조금 달랐다고 합니다. 신선한 음식은 특별한 계층을 상징하는 기호였다고 이야길 합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묵히거나 삭힌 음식은 농부나 하층민에게 돌아가는 음식이였다고 합니다. 막 거둔 채소로 만든 싱싱한 샐러드는 귀족에게나 어울리는 재료였고 항상 그들의 몫이 였다고 이야길 하네요. 신선한 채소를 적절히 섞어 넣고 약간의 기름과 소금으로 간을한 셀러드 손쉬우면서도 입맛당기는 음식임에는 분명합니다.

(루꼴라)
사실 제가 생활하면서 셀러드를 주문하거나 대접받을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채소들 중 하나가 바로 루콜라 입니다. (셀러드 뿐만아니라 다양한 튀김요리에 깔려 나오기도 하고 스테이크와 함께 나오기도 합니다.) 이미 르네상스 시대부터 샐러드용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현지 사람들은 최근에서야 먹었던 것이라고 착각하는데 실제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루콜라를 예찬했다고 합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 매운 채소는 상추와 함께 곁들였을 때 믿기 힘들 정도로 성욕을 자극한다.”
사실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던 이야기긴 하다.ㅎㅎ 동시에 루콜라는 ‘기운을 빼앗는 채소’ 로도 유명했다고 합니다. 열정적인 연인의 오감에 평화를 선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고 채식주의자였던 피타고라스는 그러한 사실을 잘 알았기에 ‘내시들의 채소’라고도 불렀다고 하네요. 오늘 저녁 내가 먹는 루꼴라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특이한 사실은 이것저것 찾다보니 우리가 현재 즐기는 샐러드와 과거 사람들이 즐겼던 샐러드와는 어느정도 차이가 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샐러드는 야채를 섞어 단백질을 좀 추가한다면 닭고기 혹은 소고기를 곁들이지만 과거에는 채소와 과일, 꽃잎, 소고기, 닭고기, 닭 간 과 공작새, 자고새, 얼린 꿩고기, 소금에 절인 동물 혀 등등 여기에 식초와 후추를 곁들였다고 하니 샐러드만 먹어도 충분했겠단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왠지 셀러드가 먹고 싶은 날이네요 혹시 기회가 된다면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셀러드 한접시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우리가 레스토랑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셀러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끝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1. 카프레제 셀러드
쉽게 표현하면 카프리식 셀러드라고 보면되는데 카프리는 지금도 여행으로 많이들 가지만 이미 로마시대때 부터 황제의 휴가지로 각광받던 섬이에요.
노는 시간도 부족한데 언제 차려 먹냐는 발상에서 대충 치즈와 토마토 바질이랑 섞어 먹던게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재료는 3가지 토마토, 바질, 모짜렐라 + 올리브, 발사믹, 간단합니다.
하지만 심플 할 수록 맛있기가 힘들다. 좋은 재료들이 어우러져야 진정 맛을내는게 아마 카프레제 셀러드가 아닐까~!

2. 시저셀러드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셀러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름에서 느껴지는 시저와 관련 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은 틀렸다는 사실.
전혀 시저와는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 이 시저샐러드는 재미있는 역사를 가지고 있었어요.

(시저 카디니)
이탈리아에서 출생한 시저 카디니(Caesar Cardini, 1896-1956)와 알렉스 카디니 형제는 1차 세계대전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샌디애고에서 레스토랑업을 하는 이 두 사람은 1920대 미국이 강력한 금주법을 시행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고 이 어려움을 벗어나고자 미국에서 가장 가까운 멕시코 국경지대의 도시 티우아니에 레스토랑을 오픈하자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카디니 형제의 예상은 정확히 적중했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습니다. 고객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국경을 넘어온 부유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시저 레스토랑)
특히 당대의 최고 배우 클라크 케이블을 비롯하여 헐리우드의 거물급 배우들이 그의 레스토랑 시저 펠리스- Caesar Palace- 를 찾았습니다. 국경도시 티우아니는 바로 로스엔젤레스와 가까운 멕시코 도시이기 때문이였어요. 강력한 금주법 때문에 미국에서 술을 마실 수 없었던 상류층과 영화배우들은 파티를 즐기기 위해 금주법에서 자유로운 티우아니의 시저 펠리스 레스토랑을 단골처럼 드나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1924년 7월 4일, 예상도 못한 사람들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준비한 재료는 금방 동이났고 형제는 자신들을 찾아준 고객들을 그냥 되돌려 보낼 수 없었던 터라 남아있는 재료로 무엇이든 만들어야 했습니다.
남아있는 야채와 음식들을 모아보니 양상추, 삶은 계란, 마늘오일, 튀킨 빵, 치즈가루, 올리브오일 등등 기본재료들 뿐이었지만 현장감을 곁들여 테이블 위에서 직접 손으로 남은 음식들을 버무려 내어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알고있는 시저 샐러드가 탄생하는 순간이였습니다. 이후 헐리웃의 많은 기자들이 기사로 소개하면서 미국전역으로 퍼지게되었고 드디어 유럽에서도 인기 있는 음식으로 전파되었다고 하네요.
오늘은 저녁은 셀러드가 땡기네요.. 그럼 다들 안녕! 차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