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로자전거나라 프랑스 가이드 한지수입니다.
 
2019년 세속주의 관측소(l'Observatoire de la laïcité)에 따르면 프랑스의 무슬림 수를 410만 명(전체 인구의 약 6%)으로 추산했습니다. 또한 이슬람은 오늘날 프랑스에서 종교인으로는 가톨릭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고 예배 장소는 세 번째로 많다고 합니다. 이렇듯 프랑스에서의 무슬림 공동체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랍세계연구소(Institut du monde arabe)에서 진행중인 동부 유대인 천년의 역사(Juifs d'Orient - Une histoire plurimillénaire)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아랍 세계 연구소는 아랍 세계, 프랑스 및 유럽 간의 진정한 대화를 육성하고 문화 간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연결을 구축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랍계 예술가 및 사상가와 협력하여 토론, 세미나, 공연, 콘서트, 영화, 책, 어학 코스, 전시회와 같은 문화 프로젝트 개발을 하는 공간입니다.
 
1970년대 말까지 프랑스 정부는 아랍 세계를 구성하는 많은 국가들과 오랜 역사적 유대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문명, 지식, 예술, 정신 및 미학을 홍보할 세속적 장소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동서양을 잇는 다리를 만들고자 아랍세계연구소가 설립되었고 현재까지 프랑스와 아랍 국가에서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획전을 보기 전에 상설전부터 갔는데 7층에 전시관이 있어서 꽤 놀라웠습니다. 파리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7~8층까지 올라가는 건물을 정말 오랜만에 봐서 이 곳의 규모를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아랍권 문화만을 집중적으로 접해볼 일이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아랍이야말로 엄청나게 풍요로운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깨닫고 이에 대한 연구와 보존은 물론 애정어린 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부 유대인 천년의 역사" 특별 전시는 아랍 세계에서 수백 년 된 유대인 공동체의 역사를 연대순 및 주제별 접근 방식으로 살펴봅니다. 동부 유대인의 지적, 문화적 삶의 위대한 시기를 설명하고 수세기 동안 아랍-무슬림 세계의 사회를 형성해 온 풍부한 교류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지중해 연안에서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유프라테스까지, 아라비아의 유대 부족과 예언자 무함마드 사이에 형성된 최초의 연결고리부터 유대교의 주요 인물들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유대인과 이슬람교도의 공존 등 여러 측면을 보여줍니다.  
 


이라크, 예멘, 이란,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등의 의복과 생활용품들도 볼 수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다 비슷해 보이지만 디테일이 다른 것을 보니 마치 서양인들이 한중일을 동북아시아로 뭉텅거려 생각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전혀 다르다며 불쾌해 했던 과거의 제 모습이 떠올라 반성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다양한 공존은 언어, 관습, 정신 또는 과학적, 지적 생산의 문제이건 간에 서로의 문화와 종교를 풍요롭게 하는 데 있어 각자의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 전시였습니다. 이슬람을 종교적 관점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 볼 수 있게 하는 아랍세계연구소를 한번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주소 : 1 Rue des Fossés Saint-Bernard, 75005 Paris
전시일정 : 2021년 11월 24일 - 2022년 3월 13일
개장 시간 : 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0시~오후 7시. 마지막 입장은 폐관 45분 전
입장료 :  
정가: 8€ (+26세)
그룹 가격 : 6€ (6명에서 9명까지)
무료 (입장 시 증빙 자료를 요청합니다): - 26세/ 교사 / 교육 패스/ IMA 협회 회원 카드/ 저널리스트/투어 가이드, 아랍 연맹 국가 외교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