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로자전거나라 프랑스 가이드 한지수입니다.
파리 8구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은 1980년에 설립된 주한 대한민국 대사관 문화 서비스 기관으로 프랑스 국민에게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고 한국과 프랑스의 예술 교류를 촉진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 프랑스인 방문객을 가장 반갑게 환영하는 안내소이기도 합니다.

문화원에서는 국악 연주회, 전통 춤, 컨퍼런스 등등 다양한 행사가 자주 개최되는데요, 저는 이번에 국악기 ‘생황’ 연주회를 들으러 가서 진행중이던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라는 방혜자 특별전까지 보고 왔습니다. 방혜자 선생님은 빛을 표현하는 대 작가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전시장 입장 전 포토존에서부터 "와 멋있다!" 라는 감탄이 입밖으로 절로 나왔습니다. ㅎㅎ

1961년 파리에 도착한 방혜자는 60년 이상의 화력을 가진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서울의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유명 박물관에서 전시되었습니다. 방혜자는 추상화가 김병기의 작업실에 합류하여 아방가르드한 예술적 표현 방식을 발전시켰고 초기 단색화의 창시자인 이응노의 회화 작업과 알베르 카뮈와 같은 작가들의 영감을 받은 한국의 실존주의로 귀결되었다고 합니다.

방혜자 선생의 작품은 단아하고 고고한 한국스러운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세련됨으로 한국 전통 조각보들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오래된 그림과 최신작을 모두 모아 놓은 규모가 꽤나 큰 전시회였는데, 동서양의 독창적인 혼합으로 화려한 작품 세계를 구현하는작가에게 경의를 표하는 전시라고 합니다. 전시장을 나오면서도 감동이 사그라들지 않아 전시가 끝나기전 한 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서양과 동양의 기법을 혼합한 예술적 혼합주의가 특징이지만, 동시에 내면의 평화와 사랑에 대한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특히 한국의 황토에 반사되는 햇빛의 이미지에 매료되어 생생하고 미묘한 색상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녀는 끊임없이 빛을 포착하여 모든 형태의 작품에 기록하려고 노력해서인지 저는 개인적으로 작품들을 보면 캔버스 내부에서 비추는 것처럼 보이는 빛이 터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 생황 국악 연주를 잠깐 소개하고자 합니다. 국립 국악원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국악기 생황은 국악기 중 유일하게 화음을 내는 악기이고, 제작이 수월하지 않아 중국에서 수입하여 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생황이 피아노와 같이 대중적인 악기는 아니다 보니, 한국문화원에서도 연주회 시작전에 영상자료로 생황을 소개하고 한국의 전통미를 내뿜는 사찰이나 바닷가같은 장소에서 김효영 연주가가 연주하는 모습을 상영해주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생황 연주의 권위자다운 연주와 더불어 피아노와 첼로와의 콜라보 연주도 있어서 새로웠습니다. 전통악기와 서양악기와의 만남이 어색하지 않고 서로 어울어지는 소리의 향연이 정말 아름답더라구요. 게다가 연주가가 입은 한복은 모네의 수련연작을 표현한 듯한 드레스풍의 단아함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문화원에서는 한국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인들이 주로 오기 때문에 문화와 예술을 사랑할 줄 아는 프랑스 친구를 사귀기에도 적합한 곳이라는 생각이 드려 추천 드려보았습니다 ! ㅎㅎ 게다가 모든 훌륭하고 아름다운 행사와 전시들이 무료로 진행되니 부담 없이 한번쯤 방문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소: 20 rue la Boétie 75008 Paris, France
전시일정 : 2022년 3월 2일 ~ 4월 29일
개장 시간 : 월~금 오전 10시 - 오후 5시 50분
입장료 :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