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로자전거나라 프랑스 가이드 한지수입니다
코냑-제이 (Cognacq-Jay) 박물관은 사마르틴 백화점 (Grands Magasins de la Samaritaine)의 설립자인 Ernest Cognacq와 그의 아내 Marie-Louise Jaÿ가 1900년에서 1927년 사이에 수집한 18세기 작품을 모아 전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곳 상설전에서는, 18세기 프랑스 생활의 예술적 장식을 구성한 플랫폼의 고립된 가구, 벽의 가리비 커튼, 장식용 걸이 덮개 등이 인테리어와 조화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너무 해맑게 웃고 있는 부알리의 초상화가 파리 곳곳에 홍보 포스터로 붙어져 있어서 얼른 가서 보고 싶은 전시였는데요, 막상 실제로 보니 전시 팜플렛 정도의 손바닥만한 크기여서 조금 실망을 했습니다… ㅠ 전광판에서 크게만 보았던 그림의 아담함은 실망이기도 했지만 놀라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루이-레오폴드 부알리 Louis-Léopold Boilly(1761-1845)는 1789 프랑스 혁명에서 1848 2월 혁명이 시작될 때까지 60년 동안의 파리의 연대기를 보여준 작가입니다. 그는 파리지앙들의 초상화 화가이자, 도시 풍경의 화가이며, Trompe-l’œil (트롱프뢰유 : 착시/ 눈속임 미술)의 발명가이고, 화려한 캐리커처의 작가이기도 한 아주 다재 다능한 예술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130여 점의 작품을 통해 부알리의 풍부한 경력을 탐구하며 작가의 특이점, 유머, 독창성을 발견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 걷는 것은 사는 것입니다. 산책은 즐기는 것이고, 재치 있는 말을 수집하는 것이며, 불행, 사랑, 기쁨, 우아하거나 기괴한 초상화에 대한 숭고한 그림에 감탄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수천 가지 존재의 깊이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 라는 오노레 드 발자크, 결혼 생리학 (1829)의 명언을 박물관 측에서 소개했는데요, 이 전시를 한마디로 요약하는데 아주 적합한 문장이었습니다.
이런 말을 한 발자크도 멋있고 적절하게 딱 인용한 박물관 측의 센스도 놀랍습니다. 부알리가 뛰어난 작가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 사는 세상을 거닐며 그것을 통해 인간의 희로애락을 보고 느낄 줄 알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걷는 것은 단순한 이동 행위가 아니라 사색하는 시간이며 이를 통해 사람과 사물, 환경에 대한 주의 깊은 통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았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작가가 자신을 mise en scène (무대에 올려놓는)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얼굴을 여러 그림들 속에서 찾아 볼 수 있었고 그것을 박물관 측이 캡션으로 확대해서 설명해 주고 있어서 보물 찾기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는 여러 표정의 자화상을 그렸고 그것은 마치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군중 장면의 주인공들 사이에서 슬그머니 등장하는 모습과 유사했습니다. 배우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기법을 통해 예술가는 전략적으로 관람객과의 은근한 유대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레지구에 가시게 된다면, 코냑-제이 (Cognacq-Jay) 박물관의 상설전은 무료이니 부담 없이 들어가서 18세기 프랑스 부잣집을 구경해보시길 바랍니다!
주소 : 8 rue Elzévir 75003 Paris
전시일정 : Boilly. Chroniques parisiennes(1761-1845) : 2022년 2월 16일 ~ 6월 26일
개장 시간 :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료 : 영구 컬렉션 무료
기획전 정가: 8€ // 할인가: €6 (18~26세 청소년 포함 / 학생) // 무료 : 17세 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