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유로자전거나라 프랑스 가이드 한지수입니다.
샹젤리제(Champs-Elysées)와 에펠탑(Eiffel Tower) 사이에 위치한 파리 현대 미술관(Museum of Modern Art)은 1930년대 건축의 상징적인 궁전으로 의심할 여지없이 파리 문화 분야의 대표 시설 중 하나입니다. 또한 15,000점 이상의 작품이 풍부하며 프랑스에서 가장 큰 현대 미술 박물관 중 하나입니다.
영구 컬렉션에서는 피카소, 모딜리아니, 샤갈, 볼탕스키 뿐만 아니라 백남준과 이브 클라인 같은 예술 역사의 주요 예술가들이 그린 20세기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주요 예술적 흐름을 보여줍니다. 이번에 진행중인 특별 기획전 « 외젠 르로이 회화 Eugène Leroy-peindre »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번의 외젠 르로이(Eugène Leroy 1910-2000) 전시는 150여 점의 작품(회화와 그래픽 작품)을 선보이는데 이 모두가 작가 작업의 변천사와 발전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요, 이렇게 미술관을 다니다 보면 하나 하나 새로운 것을 배워가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ㅎㅎ 주제별로 구성된 전시회는 작가의 긴 제작 과정과 그림 연구의 복잡성을 강조하고 있었고 미술관의 그 넓은 전시장을 빼곡하게 채운 작품 수에 먼저 압도당했습니다.

르로이의 작품은 오랫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이라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르로이라는 작가에 대해 조사해보니 누드, 자화상, 정물 또는 풍경을 소재로 평생 전통적인 도상학적 주제를 현대 회화에 도입한 작가였습니다. 현대 미술이 탄생하기 전까지 회화의 소재는 항상 현실을 모방하거나 재생산하는 역할을 했지만 외젠 르로이에 이르러서는 회화 소재들이 이미지의 재현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이미지의 본질 그 자체를 그리게 되었던 것이죠. 결과적으로 그는 더 이상 모방을 추구하지 않고, 구상과 추상을 결합한 것에서 그의 작품적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외젠 르로이도 빈센트 반 고흐처럼 인생의 다양한 연령대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자화상을 그렸습니다. 실제로 자화상은 그 자신의 가장 깊은 부분에 대한 탐구를 강화하고 외부 현실(자신의 외모)과 내부 현실(자신의 감정, 기억 등)을 병합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자화상 전시장의 초입에 있는 자화상들은 그의 얼굴의 특징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면 안으로 들어갈 수록 점차 형태를 알아채기 어려워졌습니다. 따라서 처음에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었던 얼굴은 점점 더 합쳐지다가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리게 되죠. 그래도 신기한 점은 가까이에서 보면 아무 형태도 보이지 않지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그 형태를 희미하게나마 찾아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역시 뭐든 좁은 시야를 가지고 있으면 볼 수 있는 것이 한정된다는 나름 인생의 의미를 찾았던 전시장이었습니다. ㅎㅎ

오늘의 전시처럼, 현대 미술은 기발하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쉽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대미술은 예술이 더 이상 현실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모순이나 위기에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하고 폭로하고 있기에 예술적 지식 뿐만 아니라 깊은 사고와 성찰을 할 수 있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미술을 어렵고 이해할 수 없다고만 여기기 보다 한발 물러서서 열린 마음을 바라보는 것이 어떨까요 ?
주소 : 11 Avenue du Président Wilson 75116 Paris
전시일정 : 2022년 4월 15일 ~ 8월 28일
개장 시간 :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입장료 :
정가: 가격은 전시회에 따라 7유로에서 13유로까지 다양합니다.
할인가: 18~26세 청소년, 학생 €5~€11
입장 시 증빙 자료를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