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이탈리아의 날씨가 이상하게 오락가락하던 그 계절에 시영씨와 함께 남부를 다녀왔던 로마팀 유태식입니다. 2달이 지나버린 시간이군요. 시영양과 함께 그곳을 다녀온지도 말이죠. 후기란에 이름을 보니까 어딘지 기억이 날 듯, 말 듯 하다가 어느순간 스쳐가던 얼굴이 있더군요. 투어 당일에 제 바로 뒷자리에 앉았던 친구들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나더군요.
참으로 아쉽기도 한 하루였어요. 누구나 꿈꾸던 여행의 계획이 있죠. 그리고 시영양처럼 여행 중의 날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꽤나 많이 있구요. 저 역시도 사람들의 그런 기대를 모르는 바가 아니었기에, 맑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선박을 탈 수 없다는 점이 사람들의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아쉬웠던 하루였어요. 하여 그런 아쉬움을 채울 수 있고, 또 그런 아쉬움이 생각나지 않도록 부단하게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던 하루였어요.
시영양과 친구분은 그런 제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마이크를 잡을 바로 제 앞에서 제가 하는 이야기 모든면에 웃어주며, 또 리액션 해주며 가이드를 즐겁게 해주었네요. 가이드가 손님을 위하는, 그리고 손님이 가이드를 위하는 서로의 배려가 저와 시영양이 보냈던 남부에서의 기억을 더욱 깊고, 선명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언젠가 그날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시영양이 이곳을 다시 찾을 수도 있겠지요. 그것이 당시의 친구이던, 혹은 가족이던, 혹은 또 다른 대상이 될지는 모를일이겠지요. 하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오랜기억을 벗 삼아 변하지 않는 로마를 다시 방문하는 것처럼, 서로의 외형은 변했을지 몰라도 당신과 나, 그리고 손님과 가이드로서의 변하지 않는 존재처럼 그 때에도 시영양의 가이드로서 마이크를 잡고 앞에 서 있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그때도 변함없이 몰래 화장실에 멈추고 싶다면 몇 번이고 휴게소에 멈춰드리도록 할께요.(ㅎㅎㅎㅎ) 빠르게 뛰어다녀오던 모습들이 꽤나 귀여우셨다는들....
로마 진입 직전에 폭풍우가 만들어냈던 거짓말 같던 구름처럼, 그것을 사진찍기 위해 자리를 옮겼던 저의 모습처럼, 또 그 모습을 보고 같은 자리로 후다닥 자리를 옮겨 사진을 찍었던 시영양처럼- 그때의 조용한 차안에서 소소한 웃음으로 가득찼던 그날처럼 우리가 함께 할 날을 기다리며, 또 매일이 그와 같이 행복한 하루로 가득차길 이 로마에서 바랄께요.
- 즐거운 기억으로 가득찼던 그 날을 기억하며, 로마의 유태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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