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2일 가족분들과 로마를 둘러보았던 로마팀 유태식입니다.
벌써 가족분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일주일이 지나버렸군요. 고사리 같았던 승아의 손을 잡고 로마의 곳곳을 누볐던게 어제일처럼 생생하게도 남아 있는데 말이죠. 그 기억을 기분좋게 간직해주시고, 또 이렇게 찾아오셔서 글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했던 투어 전날, 가족분들에게 연락을 드리기 위해 연락처를 등록하고 카톡을 열었을 때, 유독 승아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던 것 같네요.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다섯 살 짜리 아이가 “그저 귀엽게 생겼네” 라는 생각과 함께 전날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마주한 다음날, 엄마와 할머니의 손을 붙잡고 저의 차에 올라탄 승아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들로 하루를 그리도 즐겁게 보낼 것이라는 생각은 1도 하지 못했었지요. 5살 아이의 입에서는 나올 수 없을 것이라 생각되는 의젓하고, 또 향기로운 말들이 연속된 투어로 지쳐버린 저의 일상들에 뿌려진 단비와도 같다고 생각될 정도였네요.
아무리 프라이빗 투어라 할지라도 어린친구들과 함께 하는 투어는 쉽지가 않지요. 어른들은 어른들 나름대로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터이고, 아이들은 그 어른들의 이야기로 채워진 시간들이 견디기 힘들만큼 고통스러울테니 말이죠. 하여 저 나름에도 그 사이에서 절충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시간을 이끌어 가려고 노력하지만, 이 조차도 어린친구들에게 곱게 들릴 리가 만무하죠. 하지만 그날의 승아는 너무 대견하게도 그 모든 시간들을 가이드와 엄마, 그리고 할머니를 위해 다 견뎌주고 있는 모습이 너무 이뻐 보였더랬지요.
유난히도 ‘똥꼬’라는 단어를 좋아하던 아이, 남들과 다르게 ‘콜로세움’을 쉬크하게 발음하는 아이, 감기걸려서 아이스크림을 못먹잖아~ 라는 엄마의 말에 ‘승아가 아파서 미안해’ 라고 대답하는 아이. 제게는 승아와 가족분들을 기억할 수 있는 수십가지의 에피소드들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 있네요. 투어가 지나고 며칠 뒤, 가족분들과 또 다른 투어를 함께 했던 가이드와 가족분들의 이야기와 승아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날의 투어는 우리가 승아에게 돈을 지불해야 할 정도로 승아로부터 힐링을 받은 하루였다고 말이지요.
언제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런 승아가 다시 이곳 로마를 방문하여, 자신과 함께 했던 가이드 선생님들과 또 한번의 시간을 가질 날이 말이죠. 그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그게 승아의 엄마와의 여행이건, 혹은 엄마의 엄마와의 방문이건, 혹은 승아가 말하던 ‘한서방’과의 방문이건, 더 의젓해 있을 승아의 모습을 그려보며 이곳에서의 시간을 지내보려 합니다.
그때에도 승아가 엄마의 카톡 프로필 사진의 모습처럼, 저를 앞지르겠다고 달리기를 해줄까요?
- 로마에서 유태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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