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31일 명품 베르사유 투어를 했던 가족입니다.
13년전 베르사유를 다녀왔기에 편한 마음으로 먼저 투어에 참여했던 경솔함을 반성했습니다.
제가 다녀온 베르사유는 진짜 베르사유가 아니었구나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방 하나 하나 천장화를 보며 누구의 방인지 추측하고 알아보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답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 어디를 가면 저도 모르게 천장을 올려다 보는 저를 발견했답니다.
전혀 알지 못하고 보았던 거울의 방을 설명과 함께 살펴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답니다.
파리에 해가 질 때마다 지금쯤 거울의 방은 정말 장관이겠구나 상상해 보곤 했답니다.
아마 당분간 한국의 해가 질 때마다 또 생각이 날 듯합니다.
또한 김주연 가이드님과 함께 돌아본 아름다운 정원도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파리가 좋아 파리에 사시고, 파리가 좋아 다시 돌아오셨다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며 소매치기와 집시 천국으로만 생각했던 파리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저에게는 오후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특별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예전 유럽 여행 후 고흐와 미술 작품들에 빠져 책도 읽고 미술관도 열심히 다니곤 했었는데요, 고흐가 가난했다, 그림을 팔지 못했다, 그래서 그나마 그의 그림이 많이 흩어지지 않은 것은 우리에게 축복이다. 그러나 그의 삶이 힘들었다... 다 머리로 알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의 방을 보는 순간 저는 말을 할 수 없을 만큼 가슴이 아팠습니다. 라부 여인숙을 올려다 보며 큰 창이 있는, 지금은 기념품 판매점이 자리한 그 자리가 그의 방일거라 추축했었는데 그 위 좁은 다락방이 그의 방이었다니요..
아주 작은 창문에 작은 방을 보는 순간 폐쇄 공포증에 걸린 듯 그 방에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이 아프고 계속 눈물이 났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건 정말 머리로 아는 것이었구나.. 가슴으로는 알지 못했구나...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먹먹해 집니다.
그의 그림이, 삶이 더 깊게 마음에 와 닿게 되었습니다.3.3프랑의 방이 오죽했겠냐고 남편이 그럽니다.
그러게요.. 그걸 왜 몰랐을까요....
전 그 동안 그저 머리로만 고흐를 아는체 하고 있었던 겁니다.
팔리지 않은 그림을 보았을 그의 절망을, 동생에 대한 미안함을 전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미쳐버릴 수 밖에 없었던 그의 절박함을...
이번 투어를 통해 고흐 한 인간을 조금 더 마음으로 알게 되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흐가 그림을 그린 밀밭으로 올라가는 산책길의 바람과 하늘이 오래오래 기억날 것 같습니다.
감성 충만한 흐린 날의 오베르를 가이드님과 함께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행복한 날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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