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주동안 저희 부부가 평소에 궁금했던 이탈리아만 여행을 했고 예약내역을 보니 자전거나라에서 총 7개의 투어를 했습니다.
인상깊었던 투어들을 시간의 순서 위주로 후기를 쓰자고 합니다.
후기를 막상 쓰려고 하니 망설여지는 것이..... 다른 분들의 후기가 각 도시에 대한 기술을 너무 자세히 해주신 분이 많기도 하고 글을 쓰는 역량이 뛰어나지 않아, 저는 해당 투어상품의 전반적인 느낌 위주로 후기를 작성하고자 합니다.
솔직히, 오랜만(약 4~5년전에 다른 나라 상품들을 이용)에 자전거나라 투어를 들어보니 "옛날의 자전거나라 투어 느낌이 아닌데?" 라는 투어들도 일부 존재하였는데, 저는 그 옛날 자전거나라에 대한 감동을 뛰어넘는 투어들을 위주로 글을 쓰겠습니다.
1. 투어선택
저희 부부가 개인적인 관심으로 몇년전부터 미술사에 관심이 많았으나,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일부러 어떠한 공부(?)도 하고 가지 않았습니다. 가이드북과 후기도 보지를 않고 이 투어를 선택했고, 어떤 도시를 가는지, 그 어떤 도시는 어떤 특성이 있는지도 주의깊게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하물며 어떤 가이드님이 진행하시는지도 당연히 모르는 상황에서 참석했구요. 영화보기 이전에 스토리를 미리 공부하지 않고 가는 것처럼....
이탈리아 남부는 개인적으로 동선을 짜게되면 쉽지 않아, 그동안 수차례의 경험으로 신뢰를 하고 있는 유로자전거나라의 연박투어(4~5년전에는 항상 당일 투어만 참석했음)에 처음 신청해보았습니다.
2. 투어 전날
"가신 류재선" 님이라는 분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세지가 옵니다. 집결지, 참석전 당부사항, 다음날 일정 등등...
3박에 걸친 투어 상품이라 이렇게 단체로 보내주시나? 라고 생각하였는데 나중에 보니 류재선 가이드님만의 스타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신" 이라는 단어를 처음에 해석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는 사전적인 의미는 역사소설에 많이 나오는 단어로 "가문의 신하" 정도인데, 나중에 이 의미를 투어 참석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ㅎㅎ
네이버에서 "가신 류재선" 이라는 검색어로 검색하면, 그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3. 투어 1일차(나폴리, 폼페이)
로마의 산타마리아 마조레 성당으로 집결하고나서 살짝 놀랐습니다. 참석인원 4명!
저희 부부+모녀분. 덕분에 류재선가이님(운전하심)+4명이 폭스바겐 미니밴을 타고 출발합니다.
항상 참석인원이 15명이 넘는 투어에만 참석하다가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제가 차를 타면 일단 잠을 자는 스타일인데 가이드님 옆에 앉아 전담마크(?)를 해야 하니 부담스움을 갖고 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참석을 하고나서보니 가이드님의 끊임없는 설명으로 시간가는 줄 몰랐고, 지금 돌이켜보면 향후 이용하게될 자전거나라 투어에서 경험하지 못할 인원구성이 된 것 같습니다.
나폴리: 이 도시를 키워드로 표현하면...
절벽에서의 나폴리 풍경, 나폴리의 No.1 피자집, 카페 Gambrinus, 빨래가 걸려있는 나폴리의 중심거리, 백미러가 없어진 차들, 이탈리아 통일에 있어 중요한 도시 등...
저의 나폴리에 대한 고정관념이 "복잡+위험" 이었는데, 이 날을 이후로 나폴리는 "사람냄새 나는", "매력적인" 으로 변하였습니다.
여행 시작 첫 도시부터 느낌이 매우 좋습니다.
폼페이: 많은 분들이 폼페이를 "돌들이 많고, 여름에는 뜨겁다" 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폼페이를 방문하고나서 10분만에, 길은 왜 이렇게 깔려있고, 돌 하나하나의 의미를 듣고나니 폼페이의 모든 것이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참고로 전 공대생 출신이라 무미건조한 편인데, 저 같은 사람조차도 폼페이의 유적에 대해 감동을 느끼고 그 의미를 곱씹게 됩니다.
첫날, 폼페이를 보면서 이정도 유적은 하루 온종일 보아도...이틀을 보아도 볼 것이 많겠는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많은 분들이 폼페이를 보며 감동(?)을 이야기하지 않지만, 이 감동을 느끼게 해준 것은 가이드님의 덕분인 것 같습니다.
첫날 숙소: 살레르노라고 약간 외곽에 있는 호텔입니다. 그런데 저녁식사가 제 기대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이후 3박4일동안 먹는 것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었고, 이탈리아 음식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식사 구성이었습니다. 솔직히 기존에 이탈리아 식당가서 먹던 파스타, 스테이크 구성과는 다른 식사 구성인데 현지 이탈리아 식당에서 제가 과감히 선택하기에 몰라서 애매한 메뉴 중 일반적인 한국분들에게 맞을만한 음식들이 계속 나옵니다.
3. 투어 둘째날(마테라, 폴리냐노 아 마레)
마테라: 애환이 있는 도시, 동굴,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원더우먼 촬영을 했던 곳, 지붕위에 집이 있고....
다른 이탈리아 도시에서 보지 못한 도시 전경과 역사를 가진 도시인데,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으니 여기서 살았던 사람들의 애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도시 외곽 절벽에서 보는 풍경까지...
마테라를 포함하여 지금부터 기술하는 도시들은 일본팀 1~2팀 빼고는 동양분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도시들입니다. 남부 3박4일, 뒤에 참석하게될 중부 3박4일 도시 중 어느 한 곳 뺄 도시는 없지만... 이 도시는 그 사연부터 경치까지 상당히 독특함(Unique)이 있습니다.
폴리냐노 아 마레: 이름도 길고, 외우기도 힘든 도시. 한국 복귀하여 남부 중 어디 가보았냐고 사람들이 물어볼 때 대답하면 아는 사람이 한 명 도 없는 도시, Red Bull 절벽 다이빙 대회가 열리는 곳..
저에게 이탈리아 중 감성적으로 가장 아름답게 느껴 졌던 도시가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이 도시가 top class 중 하나 입니다.
이 도시는 투어팀과 함께 석양전후+밤에 중심 거리를 걷게 되는데, 거리 로컬 식당에서 먹는 해산물 요리, 튀김피자, 그라니따 도 잊을 수 없지만 거리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과 적당한 현지인들의 흥겨움, 아름다운 절벽해변 등은 글로 표현하기에 애매한 것이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중심도시에서 멀지만 않다면 1주일 쉬다 오고 싶은 곳입니다.
둘째날 숙소(+음식): (저는 글재주가 없어 짧게 쓰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네요). 한마디로 남부투어 3박4일 중 이날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ㅎ
4. 투어 셋째날(올리브 농장, 알베로벨로)-글을 쓰다가 지쳐서 이제부터 조금 짧아집니다. 안좋아서 짧게 쓰는 것이 아닙니다.
올리브 농장: 와이너리 투어의 올리브 버전. 2000년된 올리브 나무
국내 대형사의 농장(?) 투어와는 결이 180도 다른 곳이고, 오히려 한 템포 쉬는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알베로벨로: 스머프 마을이라고 표기하는데, 여기도 마테라와 비슷하게 서민들의 애환(?) 및 스토리가 있는 곳입니다.
여기서 식사를 하게 되는데, 관광객은 절대 찾아갈 수 없는 식당입니다. 밖에서 보면 입구가 조그마한데, 안에 들어가면 정원+Farm 이 있는곳! 그 옆에 테이블....
남부투어 점심식사 중 이 곳이 또한 Top Class 중 한 곳입니다.
여기서 처음으로 점심에 와인을 먹고 부득이하게 차에서 잠이 들게 됩니다.
5. 투어 마지막날
아말피: 4대 해상 도시국가중 하나, 한국분들이 많이들 아시는 포지타노도 아말피 해변에 포함되어 있음(남부 3박4일 일정에 포지타노는 없음), 활기참과 아름다운 해변 도로가 공존하는 곳.
폴리냐노 아 마레, 아말피 해변라인이 둘 다 손에 꼽을 정도로 아름다운데 두 도시가 스타일이 달라 어디가 더 좋다 이야기하기가 힘듭니다. 3박 4일팀 일정에는 포지타노가 없으나, 그 이유는 포지타노에 비해 조금 더 unique함이 있는 곳으로 구성하다보니 포지타노가 빠졌다고 합니다.
여행한지 한달가량 지난 지금 시점에 저도 포지타노에 대한 아쉬움은 없습니다.
아말피의 해변, 메인 거리, 골목길 모두 너무 아름다왔고, 여기에서 보트를 타고 바라보는 아말피 해변 라인은 남부 3박 4일의 감성을 정점으로 끌어올립니다. 조그만 도시가 공존하는 이보다 더 아름다운 해변 경치가 있을까? 라고 생각하였는데 이 다음 도시에서 그 경치의 그레이드가 더 올라갑니다.
라벨로: 아말피 해변라인 중 절벽 위에 있는 도시, 이름 그대로인 도시(벨로라는 뜻이 이탈리아어로 아름답다는 뜻이라고 함). 영화 원더우먼의 촬영 도시
아말피는 해변에서 절벽을 바라보는 아름다움이라면, 라벨로는 반대로 절벽위에서 해변을 내려다보는 뷰입니다.
아말피 절벽 해변 라인을 차로 이동하며 절벽에 어떻게 이런 도시들을 만들었을까 생각이 들었는데, 라벨로는 그 절벽에서 한참을 올라간 위에 있습니다. 귀족의 정원(공원)에서 바라보는 view, 그리고 절벽에 있는 4~5성급 호텔에서 먹는 식사. 자꾸 제가 최고라는 표현을 쓰는데, 라벨로의 절벽에 위치에 있는 호텔 정원에서 바다를 바로보며 먹는 식사는 정말 일품입니다.
만약 이탈리아에서 한달살기를 한다면, 폴리냐노 아 마레, 아말피/라벨로로 꼽꼬싶을 정도입니다.
6. 일정을 종료하며...
류재선 가이드님께: 대학교 때 이탈리아에 와보고나서 유럽 내에서 가장 시스템이 덜 갖춰지고 혼란스러운(예: 집시가 많은 곳?) 나라중 하나가 이탈리아라고 생각하다보니 이탈리아 재방문이 이렇게 늦어졌습니다.
류재선 가이드님을 만나고나서 약간은 혼란스럽고 무질서해보이는 이탈리아가 그 안에서 어떤 그들만의 사고방식(인간을 먼저 생각하는...), 그들만의 시스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 덕분에 지금은 이탈리아가 유럽 내에서 가장 좋아하는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한국에 복귀하여 아내와 이야기할 때, 지금까지 가 본 유럽국가중 어디가 제일 좋았나? 라고 서로 얘기하다보면 이제 1순위가 너무도 당연하게 이탈리아가 되었고, 그 시작은 류재선 가이드님이 만들어주신 것 같습니다.
류재선 가이드님과 헤어진 후,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고 이야기하다보니 나폴리 출신 남자(+부부)와 4시간 가까이 이야기할 기회도 생기고(솔직히 저에게 자꾸 나폴리 말을 가르쳐줄려고 해서 힘들었어요.ㅎㅎ) , 이탈리아 노부부와 1시간씩 이야기하게 되네요.
남부투어 이후 저희 개인일정에서 교통편 3번을 갈아타며 버스 연착 때문에 뒤에 기차 일정도 아슬아슬해지고 참 우여곡절들이 있었는데, 그 뒤에 보았던 이탈리아 사람들과의 말, 일들이 저희 부부를 이 시점에 미소짓게 합니다.
아마도 덕분에 조만간 유럽을 다시 방문하게 되면 이탈리아를 또 일정에 넣게 될 것 같습니다.
15년 이상 투어 가이드를 하시면서, 매주 또는 매일 반복되는 투어 일정일텐데도 이탈리아가 정말 좋아서 혼신의 힘을 다해 가이드 및 안내를 해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많이 좋았습니다.
류가이드님이 자전거나라에 오래 계시면 좋겠고 한국에서든, 이탈리아에서든 꼭 다시뵈면 좋겠습니다.~
유로자전거나라 회사에게:
주제 넘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유로자전거 나라 투어가 기본적으로 지식 전달의 측면에서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은 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유럽 여행 중에 유로자전거나라를 선택합니다.
실제 이 정도만으로라도 상당히 의미있는 투어인데,
류재선 가이드님(이후 다른 후기에 감사함을 표현할 가이드님들이 또 있음) 처럼 고객들에게 울림을 주는 가이드 분들이 과거에 비해서는 확률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저와 같은 시기에 다른 나라에서 투어를 받았던 제 회사 동료도.... 옛날과 조금 다르다고 이야기 하더라구요)->고객도 숫자가 너무 많다 보니, 저를 포함하여 가이드님들을 힘들게 하는 고객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지식전달 vs. 감동까지 전달이라는 단어 차이의 잣대가 미묘한 차이이기에 말씀드리기 애매합니다만, 정말 자신의 일이 좋아서....그리고 해당 나라를 좋아해서 진행하시는 가이드 분들의 경우 그 마음이 고객들한테까지도 느껴지네요.
유로자전거나라 투어로부터 몇년동안 감동을 받았던 고객이기에 주제넘게 사족을 달았습니다.
PS) 류재선 가이드님. 남부투어 이후에 본의아니게 로마 야경투어에 참관인(야경투어는 다른 후배분이 진행)으로 오셨는데 로마의 마지막 밤이 류재선 가이드님 덕분에 더욱 특별하였습니다. 로마숙소로 걸어와서 씻고나니 새벽 1시가 넘어왔어요. 덕분에 다음날 중부투어 3박4일 첫째날을 매우 힘들게 시작하였습니다. 버스 안에서 졸음과의 사투 ㅎㅎ->엘레나님이 매의 눈으로 고객들이 자는지 안자는지 지켜보셔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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