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프랑스 자전거나라 이서준 가이드입니다. 노르망디의 불규칙한 날씨 때문인지 저는 요즘 매일 밤 기도를 하고 잠에 듭니다. 날씨 때문에,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그렇게 예쁜 기억만 가져갈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 바라고 아침에 버스에서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비가 내리면 제 마음에도 비가 내리는 심정이더군요 ㅜㅜ
하지만 비가 내리고 바람이 몰아칠 때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날은 그런 날이였지요. 부서지는 파도, 몰아치는 바람처럼 흔들렸던 모네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날. 바람이 휘 몰아칠 때 노르망디만이 가질 수 있는 장관은 이런 날이 아니면 보기 참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저는 맑기만 한 날보다 이런 날이 좋을 때도 있더군요.

웅장한 몽생미셸의 풍경도 셔틀버스를 타고 멀리 나올 때면 점점 작아지더군요. 시원하게 마셨던 시드르 병보다도 작아진 몽생미셸, 그렇게 어느새 행복했던 기억들도 추억 속에서 희미해져가겠지요. 새벽에 손님들을 보내고 마지막으로 택시를 탈 때면 문득 저도 그렇게 희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이렇게 후기를 통해 기억해주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에 또 다시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기억해주시고 기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만났을 때도, 더 행복하고 신난 모습으로 뵙도록 하겠습니다. 투어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