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은지님!
잘 지내시나요? 벌써 그라나다를 다녀가신지 열흘정도가 흘렀네요. 시간 참 빠르죠?
여행을 이어나가고 계실까요, 아니면 한국 일상 속으로 돌아가셨을까요.
 
저는 여전히 그라나다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녀가신 날과 마찬가지로 그라나의 뜨거운 여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답니다. 오늘은 쉬는 날을 맞아 카페도 다녀오고, 지인도 만나고 이제 시원한 바람을 쐬며 은지님께 답글을 적어내려가고 있어요.
 
은지님은 기억에 잘 남아 있습니다. 아침 환한 미소로 이사벨 광장에 나오셔서 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하루 간 투어도 잘 들어주시고 마지막 전망대까지 함께 갔던 기억이 나네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리없이 진행되었다고 해주시니 다행이고,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은지님을 포함해 알함브라 궁전을 보기 위해 이 먼, 촌 그라나다까지 오시고 있어요. 작은 도시 그라나다는 알함브라 궁전을 포함해 많은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제가 스페인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가 도시마다 다른 매력을 품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 중에서도 그라나다는 다른 여타 도시와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죠. 유럽, 스페인에서 만나는 아랍시장, 이슬람 건축물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스페인의 또 다른 매력을 일러줍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를 은지님을 포함한 많은 손님분들께 전해드리며 살아가고 있죠.
 
사진도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에요.
 
‘남는 건 사진이다.’
라는 말이 있죠. 사실 저 같은 경우 여타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사진을 잘 찍지 않습니다. 그저 손님분들만 찍어드리고 있어요. 여행을 가서도 눈으로만 담을 뿐, 사진을 잘 찍지 않는데 그러다보니 나중에 그곳을 기억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풍경이 있으면 그 곳에 있던 과거의 나를 한 번 더 추억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거 같아요.
나중에 은지님이 사진첩 속 그라나다의 은지님 모습을 보면 무엇을 떠올리실지 궁금합니다.
 
뜨거운 태양.
헤네랄리페의 아름다운 정원.
아랍 문양.
 
아마 여러 기억들이 떠오를 텐데 좋은 기억만 오래토록 남는다면 좋겠습니다.
 
한국도 더운 여름이 이어지다가 이제 조금씩 날이 풀리고 있다고 들었어요. 날이 바뀔 때 감기 조심하시고, 언제나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가 은지님을 기다리길.
 
-먼 그라나다에서 김성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