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정식님, 4개월전 로마에 계시는동안 모든 투어를 함께 했었던 엄광식 가이드입니다.
먼저 이렇게 여행을 마치고 시간이 지난 뒤에도 진심을 담아 남겨주신 후기글에 가슴 깊이 감사드립니다.
첫만남은 정확히 4월 17일, 로마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왈도프리조트에서 아침 식사를 드시며 여유롭게 나오시는 모습부터 떠오릅니다^^
활기찬 단이와 할비 바라기 윤이와의 첫 만님이였죠.
인사와 함께 잘부탁 드린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단이와 윤이가 투어중에 힘들어 할 것 같아 유모차 두대와 함께 장모님과 장인어른을 모시며 아버지의 역할로써 많이 걱정이 크셨을거라 생각됩니다.
다행히 날씨도 화창했고 조금은 더웠지만 선선한 바람과 파란 하늘
친절한 운전 기사님과 여유롭게 로마 시내를 둘러보며 투어는 시작되었습니다.
첫 장소였던 콜로세움을 지나 판테온 트레비 분수 스페인 광장.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 드리며 중간중간 가족 사진들도 함께 찍어드렸습니다.
3대 가족 모두가 행복해 하는 모습이 선명하네요,
분명 그 날 유모차에 있던 단이와 윤이도 시간이 흘러 어릴적 사진을 보면서 선명하진 않더라도 함께 한 시간들 모두 기억속에 남아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점심 식사 후 수도교에서 이탈리아 아이들이 공을 차며 놀고 있을 때 단이도 신나게 뛰어다니며 함께하고 싶어했던 모습들과
미세먼지가 없다며 행복해 하시며 단이 어머님이 유모차에 앉아 편안함을 온몸으로 표출하던 기억들-
사개월이 지났지만 이렇게 뚜렸하게 기억속에 자리잡은 이유는 왜일까요 ^.^
아마도 무려 이틀이나 더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제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나봅니다.
두쨋날은 대망의 바티칸 프라이빗 투어였습니다.
아침 일찍 지하철에서 내려 로마가 내려다 보이는 숙소까지 산책삼아 올라가며 제 아침은 시작되었습니다.
숙소 앞에서 만난 아버님과 단이가 분수대 근처를 뛰어다니는 모습으로 인사를 나누고, 미켈란젤로 이야기를 들려드리러 숙소로 들어갔던 기억들과 결국 숙소에서 단이의 아기상어 노래와 질문들만 듣다가 나왔던..^^;
이틀째부터 단이와 친해진 것 같았습니다-
먼저 말도 걸어주고 질문도 해주고 장난감 자랑도 하더라구요.
바쁜 아침 준비를 마치고 가족분들과 베드로 성당으로 향하며 엄청난 인파와 대기줄을 걱정 했지만 다행인지 큰 기다림 없이 성당도 둘러보고 박물관까지 모두 둘러 보며 하루를 알차게 보냈던 하루였습니다.
그날 하루는 웅장한 베드로 성당과 피에타, 따듯한 피자와 바글바글했던 사람들 그리고
가족 모두를 챙기시느라 유모차 들고 내리느라 땀에 젖은 정식님의 옷을 보며 아버지의 대단함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바티칸 투어를 마치고 단이의 손목 시계를 다시 움직여줄 작은 건전지를 찾아다니며 그날 하루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실, 부활절 주간이기도 하였고 베드로 성당이 오후부터 열지 않는 상황에서
전날 로마 직원들과 오후투어 가이드의 도움으로 오전에 성당부터 둘러보는 일정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이부분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많이 난감해 하셨을 부분이였는데, 저희 자전거나라를 믿고 일정 조정에 모두 협조 해 주셨기에 그 날도 아무 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어요^^
부모님들도 많이 힘들어 하셨을탠데 다음날 쉬는 일정이라 마지막 아씨시 투어날 만나기로 한 뒤 인사를 드리며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세번째 투어, 아씨시 투어를 위해 저와 세번째 만남을 가졌던 아침.
단이도 윤이도 가족분들도 모두 아침일찍부터 반갑게 맞아 주시며, 따듯한 커피 한잔 쥐어 주시던 어머님의 모습.
행복한 분위기를 가득 담아 그렇게 세시간 남짓 아씨시로 달렸습니다.
차 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과 로마 일상에 관한 이야기들, 그리고 한국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아씨시에 도착했지만..
주차난이였던 그날, 겨우 마트 앞에 차를 주차하고 잠깐 쉬는 사이 차를 빼달라는 전화와 -
식당에서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아씨시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운 좋게도 아씨시 경찰의 도움으로 삼십여분만에 자리를 잡고 그렇게 점심 식사를 하며
프란치스코 성인과 클라라 성녀에 관한 이야기들, 그리고 어머님의 프란치스코 수도회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이번 여행이 아씨시를 오기위해서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뜻깊은 장소에 함께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두 성인의 시작과 마지막,
이 곳에 언제 또 오겠냐는 말을 하시며 성당에 입장 하였고 지하 무덤까지 둘러 본뒤로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 오후.
제 기억에는 그날 로마로 돌아오는 산길과 폭우 소리가 이상하리만치 선명하고 뚜렷하게 남아있습니다.
세번을 함께 했던 첫 손님 이였고 삼대 가족과 함께 하루종일 함께 있었던 손님이였기에
지금도 그 날 그 순간 그 하루가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또렷하게 떠오르며 웃을 수 있게 해줍니다.
후기에 대한 답변이 그날의 투어를 정리하고 그날의 제 생각을 흐르듯이 적어 나갔네요.
로마에 오셔서 또 연락을 주시고 와인 한 병 주시겠다는 그 말에 너무 놀랐습니다.
바쁜 순간 속에서도 이렇게 저를 기억 해 주시고 고맙다는 표현이 너무 고맙습니다.
은퇴 후 원대한 꿈..
꼭. 기다리고 있겠습니다_
장인어른 장모님, 정식님과 사모님, 그리고 단이와 윤이가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이제 여름도 서서히 끝나가고 있네요.
또 로마에서 뵙는 날까지 저는 내일도 즐겁게 살고 있겠습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마에서, 엄광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