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보라 가이드입니다
석우님,
로마를 '행복'으로 기억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누군가에게 행복으로 남은 곳에서 살고있으니, 더욱 더 로마를 애정하게 됩니다.

석우님이 주신 질문들이 저를 더 성장하게 했던 하루였습니다^^
아이들과 다시 와서 더 큰 가르침을 주시고자 하셨던 그 열정과 호기심에 저 또한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써주신 글을 읽으니 몇몇 질문은 여행 이전의 많은 걱정들과 염려에 주신 질문들이셨음이 이해가 됩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부푼 기대와 설레임 이면에 또 다른 걱정과 용기가 필요하죠. 그것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여행을 온 순간순간에도 걱정을 떠안고 다니는 사람,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사람 그리고 생각했던것보다 내가 훨씬 용기있는 사람이란 걸 여행을 오고서 깨닫는 사람도 있구요. 분명한 건 오기전엔 몰랐던 '나'의 진정한 모습을 찾는 것이 여행이 아닌가 싶어요.

용기를 내고 한 걸음 딛으며 여행길에 오르셨던 석우님께 제가 안도감을 드릴수있는 존재가 되어 더 없이 뿌듯합니다.
제가 아는 한 분의 최고의 가이드님이 말하시길 '가이드'라는 말을 순우리말로 바꾸려 할 때 가장 적당한 풀이는, '나그네길 길라잡이'라 합니다^^
비록 석우님을 초라하게 만들었던 로마의 수천년의 역사속으로 든든한 길라잡이가 되어드린 것 같아요.

처음 온 도시, 처음 가는 길. 막연한 두려움과 고민,걱정들을 뒤로하고 힘차게 로마골목의 구석구석을 가이드를 따라 누볐던 석우님은 사실 로마를 절대 초라하지않게 누구보다도 호기롭게 걸으셨습니다. 

그리곤 그 걸음들과 함께 시간을 넘나들었던 머리도요.
투어가 종료된 뒤 제가 좋아한다고 말씀드렸던 칭찬도 잊지않고 해주시고("역시 그 때 사셨던분께~"ㅋㅋㅋ)

'내 발이 걸었던 길이보다 머리가 시간을 넘어다녔던 길이 훨씬 더 길었음이 분명합니다.'

여러곳을 보여드리며 각기 다른 시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매끄러운 연결만큼이나 시간의 흐름이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저의 마음에 정확히 함께 공감했던, 제게 참 소중했던 mate였습니다 석우님은요.
(저 문구는 크게 써서 제 방에 붙여놓을 생각입니다)

이토록 짧은 거리와 시간 안에서 이천년도 훨씬 전부터의 고대,중세,근대,현대를 적나라하게 만나볼 수 있는 도시는 이 곳, 로마뿐이라 생각합니다.
저와 함께 쉼없이 넘나다니셨던 머리와 발걸음에 이전엔 없었던 '로마'가 가득하게 스며들었을 것을 믿습니다.

어색하다며 사진을 안찍으러 하셨던 모습도 기억이 나네요. 고집부려 억척스럽게도 찍어드렸던 것이 언짢지않으셨길 바라며ㅎㅎ
로마에서의 행복, 아주아주 오래 지속되시길, 한국에서도 머리가 시간을 쉼없이 넘나들 수 있도록 바쁘고도 풍족한 시간들이 펼쳐지시길 바라고 바랍니다.
행복했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감사드립니다.




로마를 함께 여행했던
이보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