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무더운 8월의 일요일이었습니다. 일요일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Sunday morning을 들으며 포지타노로 향했던 날로 기억하네요. 그날의 기억으로 코 끝에 그날의 향이 스쳐가는지요? 안녕하세요 민지님과 18일 일요일 이탈리아 남부 지중해 연안을 여행했던 로마팀 유태식입니다.
보통은 이름과 나잇대를 확인해보면 감사한 글을 남겨주신 분들의 얼굴이 짐작이 가지만, 그날만큼은 민지님과 비슷한 연령대의 커플 혹은 가족분들이 함께 투어에 참석해주신지라 두분의 모습을 가늠키가 쉽지는 않습니다. 더불어 제가 느끼기에는 말을 섞지 않을 정도의 다툼을 벌였을꺼라 생각되던 분들이 한팀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두분의 존재는 더욱더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습니다.
그 살벌한 살얼음판 위에서 저는 그 것도 모르고 입담으로 작두를 타고 있었군요. ‘아’ 다르고 ‘어’다른 우리말에 향연속에서 제가 만든 이야기들과 그 이야기속의 단어들의 조합이 두분의 기분을 조금 나아지게 했다니 다행이네요. 그 아름다운 풍경을 두고, 서로의 기분이 좋지 않았다면, 그 앞으로 펼쳐질 풍경을 오롯이 마음속 깊이 뿌리내리게 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잖아요. 다행히 그 풍경전에 두분의 감정이 잘 위로되었다는 소리가 무척이나 다행이라고 느껴집니다.
다른 투어에 비해 남부투어는 그날의 감정과 그날의 보여지는 것들을 통해 조금은 틀이 잡혀있지 않고, 유연한 투어를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호흡이 너무 긴 투어이기에 딱딱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야, 보여지는 것들을 잘 연결하여 설명을 해준다면, 그 지루함이 덜 할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때문이지요. 그날도 그날의 날씨와 창밖의 풍경을 통해 우리 눈에 맺힌 구름과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그 눈에 맺힌것과 어울리는 음악을 틀기 위해서도 생각 없이 유튜브에 음악을 무한대로 틀어놓을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런 하나, 하루의 노력이 모여 만들어진 하루가 민지님과 함께한 하루였습니다. 그 하루의 기억이 즐거우셨다니 저 역시도 기분이 좋습니다.
다만, 한가지가 아쉽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완벽한 하루였을까요? 너무나 더웠던 날이었습니다. 평소에 제게 친절하기만 직원들이었지만, 그들 역시도 그 날씨를 견디기에 짜증이 났던건 아닐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물론 그 짜증이 손님들에게 표출되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유가 어찌됐던 민지님이 느꼈을 불쾌함과 짜증, 그리고 어이없음은 누구나가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의 감정이었을 것입니다. 민지님이 남겨주신 글처럼, 민지님 이후의 손님들이 그 가게를 다녀갔을때에 같은 일을 겪지 않도록 해당 상점에 대한 모니터링을 제 자체적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저와 함께 해주신 날의 기억을 좋게 간직해주셔서, 또 시간이 지나 이렇게 감사한 글을 남겨주셔서. 그 모든 것이 감사했던 날의 기억이, 민지님에게도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았던 삶의 감사한 하루였기를 바라겠습니다.
- 로마에서 유태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