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루브르 박물관 투어를 하고 약 만오천보를 걷고 숙소 가서 거의 기절했다가^^ 깨운하게 나온 오르세 미술관 투어였습니다.
루브르랑 비교해 보자면 오르세는 우리에게 익숙한 인상파 작품들이 더 많아 좋았습니다. 고흐, 드가, 마네, 모네 등 책으로 보았던 작품들을 실제로 보게 되어 좋았습니다. 전날 루브르의 광대함보다 오르세는 작은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실제로 다녀보니 충분히 크고 각 기둥마다 있는 관 안도 넓어서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투어를 해주시는 가이드님은 전날에 이어 류은혜 가이드님이었는데 1층에 들어와서 쭉 훑다가 5층에 바로 올라가서 제일 유명한 인상파 작품들을 보고 밑으로 내려가면서 관람했습니다. 그게 좋았습니다. 기운이 있을 때 유명한 작품들을 보니 제일 선명하게 남더라고요.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작품들에 비해 오르세 미술관의 작품들, 특히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은 좀 더 캐주얼하고 개성적이었습니다. 사물과 세계를 인지하는 화가의 시선이 듬뿍 담겨진 작품들이 많아서 저도 더 즐거웠어요. 사물 고유의 색에 얽매이지 않고 빛에 의해 변화하는 찰나를 담은 색채와 붓터치에서 화가의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지금 봐도 이렇게 놀랍고 새로운데 그 당시에는 정말 충격이었겠어요. 만약 꼭 한 곳만 가시기로 한다면 저는 루브르보다 오르세 추천합니다!
한국에서 르누아르 전을 해서 간 적이 있는데 그때는 벽면 한켠에 한작품 정도? 있었는데 오르세에 왔더니 르누아르 작품들이 그야말로 다닥다닥...ㅋㅋㅋ 붙어있어서 놀랐어요. 서울 전시에선 사진도 못 찍게 했었는데...^^ 또 서울에서 드가 전이 열린다고 했다가 취소된 적이 있었거든요. 프랑스에 와서 이 작품들을 보게 될 줄이야. 감격했어요. 보고 싶은 걸 다 보고 가서 저는 여한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역시 가이드님이 설명을 잘 해 주셨어요. 못 보고 갔으면 아쉬웠을 법한 명작들을 콕 집어 설명해 주시고 설명 안 들었으면 못 보고 지나쳤을 깨알 같은 그림 속 이야기들도 잘 말씀해 주셔서 혼자 보는 것보다 더 좋았습니다. 류은혜 가이드님 감사합니다. 이틀 동안 유익하고 재미있는 투어였어요.
루브르에 이어서 제일 좋았던 것을 꼽자면... 꼽자면... 이 수많은 명작들을 보았는데도... 왜 5층 식당에서 밥 먹었던 것이 제일 먼저 생각나는지...ㅋㅋㅋㅋ 여기도 가이드님이 추천해주셨는데요. 점심 먹고 작품 더 보다 가려고 여기서 먹었는데 밥 먹는 내내
‘오르세에서 점심을 먹는다!’
‘우리가 바로 파리지앵이다!’
‘출세했다!’
등등을 조용히 중얼거리며... 먹었습니다. 음식 값도 파리 기준 비싸지 않고 분위기가 좋았어요.
오르세 다녀와서 그렸던 것도 첨부합니다. 아, 행복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