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효진님! 종호님 그리고 하연이, 하진이.
모두 잘 지내고 계실까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추석을 맞아 투어를 쭈-욱 진행하다가 오늘 쉬는 날을 맞아 오랜만에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다녀가신 이후 비가 오더니 온도가 많이 떨어졌어요. 이 곳 그라나다도 드디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왔답니다. 오늘 테라스에 앉아 연신
 
‘날씨 진짜 좋다. 그래 이게 스페인이지.’
 
라는 혼잣말을 연신하다가 산책도 다녀왔어요. 그리고 일몰을 기다리며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찬찬히 적어 내려가고 있답니다.
 
네 분, 추석은 잘 보내셨나요? 저도 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보름달을 보며 손님들과 추석을 보냈답니다.
 
더불어 여행을 마치고 이렇게 글을 적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을 우선 전하고 싶어요. 마음이 듬뿍 담긴 글을 적어주신 덕분에 효진님의 글을 천천히 읽으며 저 역시 추석을 좀 더 마음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큰 기대를 품고 먼 그라나다까지 오셨는데 좋은 기억을 가지고 가신 거 같아 참 뿌듯합니다. 무엇보다 하연이 하진이가 좋은 기억을 가져갔다는 것에 기분이 좋네요. 사실 효진님 후기글 제목을 보고 순간 고개를 갸우뚱했답니다.
 
‘갤럭시프로젝트가 뭐..지?’ 하고요. 하하하. 그리고 글을 쭉 읽은 뒤 한참 웃었어요. 유튜브로 영상을 찾아 덕분에 EBS를 한참 봤답니다. :) 영상을 보며 하연이, 하진이가 생각나 보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지었죠.
 
사실 역사, 미술사, 건축 등 투어 내용이 어린이들에게 흥미로운 내용은 아니기에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에게 흥미로울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아마 가이드로서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다행히 하연이, 하진이가 즐겁게 들어주었다니 저도 큰 힘이 나네요. 앞으로도 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즐겁게 들을 수 있는 투어를 진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네 분처럼 행복하게 가족여행을 오시는 분들은 저에게 좋은 에너지를 준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따라 국내, 국외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물론 어린 시절의 모든 여행이 기억나지는 않죠. 하지만 순간순간의 남아있는 기억들은 아직까지도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한 어린 시절의 좋은 기억 덕분에 현재도 일 년에 한 번 한국을 갈 때면 가족 모두 가까운 여행을 다녀오죠. 네 분의 행복한 가족여행 역시 오래토록 이어지길 바랍니다.
 
시간이 오래 흘러 네 분이 문득 스페인을 떠올리며 그 날 찍어드린 사진을 꺼내보고 환하게 웃는다면 좋겠습니다. 네 분이 함께 그 날의 음악을 들으며 흥얼거리며 그라나다를 추억해 볼 수 있을까요?
 
분명 그러한 좋은 기억은 네 분을 다시금 여행길로 이끌어 또 다른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꼭 귀여운 하진이, 하연이에게도 안부전해주세요. ‘쥬피터’ 도 너무 잘 지내고 있고, 다음에 만났을 때는 더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노라고. 그리고 그 날은 활짝 웃으며 사진도 꼭 찍자고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19년 9월 2일.
소중한 인연으로 다가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 그라나다에서 쥬피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