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운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갔다와서 같이 갔던 친구와 정말 후회하지 않는 투어였다고 몇번이나 얘기했어요. 만약 아무런 가이드 없이 알함브라에 올라갔으면 '아, 아름답다'에서만 그쳤을 것 같습니다. 보면서도 이 조각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성의 각 부분들이 무엇을 위해 지어졌는지 잘 몰랐을 것 같아요. 가이드님과 함께 알함브라 궁전 내부를 살펴보며 하나하나 짚어주신 것들이 새록새록 기억납니다. 물과 나무, 오렌지향이 천국을 상징한다고 해 어딜 가나 볼 수 있었던 다양한 분수와 꽃, 엄청난 영토를 하사받은 카를 5세가 지은 카를 5세 궁전, 대사가 왕을 만나러 갈 때 거쳤던 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꼈을 압박감, 마지막으로 군사들이 성을 지켰던 알카사바까지, 오늘 도합 2만 6천보를 걸으면서 봤던 곳들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돌아가서도 스페인 국기의 의미, 이사벨라 여왕의 영특함과 그 영특함에 가려졌던 슬픈 이야기까지 기억속 한 켠에 잘 간직할게요!!

추천해주신 식당도 너무 좋았고, 알바이신 지구, 대성당, 왕실 예배당 전부 둘러보는 코스라서 그라나다 핵심을 콕콕콕 잘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정말 좋았던 건, 제가 여러 번 투어 해봤는데 그 기나긴 역사가 이렇게 잘 기억에 남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투어 중간중간 아이패드로 동영상, 사진자료 보여주시면서 역사나 건축물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오랜시간의 투어라서 가이드님께서도 힘드셨을텐데 끝까지 웃으면서 한 명 한 명 챙겨주신 것도 너무 감동이었고, 그라나다를 사랑하시는 모습이 저에게도 느껴져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성모 가이드님~!오늘 7시간 넘게 가이드해주시고, 함께해서 정말 좋았습니다!가이드님 덕분에 꼬르도바도 너무 가고싶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