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9월 15일 수현님과 함께 로마를 누볐던 자전거나라 로마팀 유태식입니다. 해당일 투어 후 바로 출국을 하셨군요. 꽤나 지칠 수 있을법한 날씨의 또 지칠 수 있는 강도의 투어였을텐데,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굉장히 숙면을 취하셨을거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홀로오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버스 뒤편에서 제 이야기를 듣고 계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날은 평소보다 모객이 조금 더 된터라 2명의 가이드가 2대에 버스에 나눠타고 투어를 했었던 날이지요. 수현님께서 다른분들보다 조금 더 빨리오셔서 저와 함께 할 수 있었던 날이지요. 뭔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시기였습니다. 하여 그날 아침에 1년 넘게 길러왔던 수염을 잘라버렸지요. 어딘지 모르게 어색한 하루였지만, 수현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마음으로 웃어주시고, 또 참여해주셔서 그 어색함을 잊고 함께 의미 있는 하루를 만들어 간 것 같습니다.
수염이 제 투어에 도도함을 더했던터라 면도를 하면 그 점이 조금은 무뎌질까 했습니다. 하지만 제 투어에 쉬크함과 쿨함, 더 나아가 차가움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또 알고 있습니다. 그 차가움 안에 따닷한 유머스러움을 알아주시는 수현님과 같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그점에 용기를 얻고, 또 적어주신 글에 확인을 받고 내일도 그 유머를 장착하고 똑같은 버스와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 앞에 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수현님과 같은 많은 분들이 자전거나라를 찾아주신 덕분에 지칠틈도 없이 달려온 9월이었습니다. 하여 답변이 많이 늦어진점에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남겨주신 글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로마에서 유태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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