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떠나왔습니다.
다은님의 감사한 글에 늦은 답을 하는 제가 어디론가 떠나는 열차안에서 드리는 글을 이렇게 변명으로 시작해 봅니다.
승재님과 다은님의 여행에 제가 참 중요한 존재 였었네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 시작을 저와 함께 했으니, 제가 중요한 존재였을 것이라는 짐작을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제 투어에는 유독 질문이 많습니다. 제가 다른동료 가이드들의 투어를 듣고 난 후, 제가 진행하는 투어와 비교하여 스스로가 느끼기에도 그렇습니다. 어찌보면 피곤 할 수도 있는 가이드라고 생각합니다. 손님들에게 말이죠. 그 모든질문을 듣고 생각을하고 답을 하는게 쉬운 일 들은 아니니까요. 또 어찌보면 위험 할 수도 있는 가이드입니다. 손님들로부터 말이죠. 그 모든 시간들을 인내하는게 짜증나 컴플레인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제 투어방식으로 제가 얻을 수 있는것은 남들보다 더한 위험과 남들보다 더한 피곤함 일 것이에요. 그럼에도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손님들에게 이곳에서의 시간이 행복했다고, 또 그 행복이 남은 그분들의 일생의 행복으로 지속 될 수 있는 기억을 만들어주기에 이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라는 나름의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의 결과를 다은님의 글로 확인하고 있으니, 제가 틀렸네요. 그런 투어방식으로 제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저의 말이요. 그런 투어의 방식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달받았으니 말이죠.
감사한 마음에 대한 답은 지금에야 드리지만, 그 감사한 마음을 제 마음에 품고 10월에 마지막을 여행했습니다. 이제 그 마음으로 치유 받은 제 마음과 여행지들에서 느꼈던 또 다른 감정들을 간직한채로 또 다른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겨드리기 위해 일터로 돌아가는 길 입니다. 이번여행을 따듯하게 끝낼 수 있게 남겨주신 이 글에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언젠간 그 따듯한 마음을 다시 돌려받으시러 이곳을 찾아주시길 바래봅니다.
- 로마로 향하는 기차안에서 유태식이었습니다.
ps 상호선배와함께베니스를이끌어가시는또다른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