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0월 14일 민우님과 함께 남부를 다녀왔던 로마팀 유태식입니다. 거진 보름이 지난 시점에 이 글에 답을 적어나갑니다. 그 한달전에 민우님의 기억에 제 첫인상은 잘못 만난 가이드였군요.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그런 글을 적어주셨는지. 맞습니다. 저는 아침에 손님을 만나 명단을 체크한 순간부터 모든 손님들에게 살갑게 다가가는 가이드는 아닙니다. 그래서 첫 인상이 차갑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지요. 하지만 저는 이야기가 갖는 힘과 사람의 행동이 주는 힘을 알고 있기에, 그리고 제가 가진 그 힘으로 손님들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일 것이라는 의지를 가지고 있기에 제 첫 인상에 대한 오해를 가진 손님들에 대해서 크게 나쁘게도, 부정적이게도 생각하지 않는 타입의 가이드이기도 하죠.
민우님도 그러하셨네요. 제 첫 인상이 민우님의 아름다워야 할 하루를 망쳐버릴수 있는 가이드로 비추어졌었네요. 허나, 말씀해주신대로 그 모든 걱정들이 기우로 지나갈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제가 오히려 민우님의 여행에 하나의 쉼표와 하나의 계단을 더 남겨드린 것 같아 또 기쁘기도 합니다. 항상 고민을 합니다. 어찌하면 이곳의 이야기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사람들이 한순간도 집중력이 흔들리지 않고 다 듣고 갈 수 있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말입니다. 하여 제가 이 타지에서 살면서 경험했던 것들을 조금씩 녹여가 이야기 사이사이에 껴 넣으면 사람들이 재밌어 할 것 이라는 생각이 그런 이야기들을 구성했는데, 그 점이 민우님을 비롯한 많은 손님들에게 적절하게 스며든 것 같네요.
이탈리아가 가진 자연에서, 자전거나라가 만들어 놓은 동선에서, 그리고 제가 만들어 낸 이야기와 녹여진 감성들을 민우님이 다 느끼고 가신 것 같아 기분좋은 마음이 제게도 한아름 드는 시점입니다. 그 울컥함의 기억이, 오래전 똑같은 울컥함을 경험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저의 경우처럼, 민우님의 인생에도 의미있는 순간이었고, 또 하루였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감사한 글 감사합니다.
- 로마에서 유태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