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기님, 지윤님 안녕하세요. 이희근 가이드입니다 :)
함께 산책한 이후로 벌써 2주가 넘는 시간이 흘러 벌써 11월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여행을 마무리하시고 일상으로 돌아가 하루하루를 또 힘차게 보내고 계시겠지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그날의 짧은 밤산책을 잊지 않고 이렇게 소중한 말씀 남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밝고 따듯한 두 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함께했던 날은 소수의 분들과 오손도손 다정하게 밤산책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인원이 적었던 만큼 음악소리가 들려오면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가기도 하고 중간에 잠시 다른 길로 발걸음을 옮겨 보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바르셀로나의 구시가지를 참 좋아합니다.
물론 이 도시 자체를 사랑하지만 오랜 시간과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구시가지를 정말 좋아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돌바닥에도, 시간의 상처가 가득한 벽에도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요.
그렇기에 저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칠 수밖에 없는 작은 것들에 담긴 이야기를 전달하는 야경투어를 정말 좋아합니다.
이런 제 마음이 두 분께 전달되었던 것이겠지요?
두분께서 진정으로 투어를 즐기고 계시는 것이 느껴져 참 뿌듯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맑은 날 함께 걸은 바르셀로나의 구시가지 골목골목이 저에게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음악이라는 것은 참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순간에 색을 입히죠.
투어 중에 많은 이야기를 드렸지만 그 모든 것이 기억에 남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때 걸으며 들었던 음악을 다시 들으시면 그날의 풍경이 떠오르실 것 같습니다.
들려드렸던 잔잔한 음악을 들으시면서 선명하지는 않더라도 오래도록 함께 걸었던 바르셀로나의 밤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바르셀로나는 그때보다 많이 추워졌습니다.
겨울이 찾아온 것이 느껴지는 그런 날씨입니다. 이렇게 또 한 해를 보내야 하네요.
다음에는 조금 더 따듯한 날에 함께 여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꽃 내음 가득한 봄도 좋고 아니면 뜨거운 태양으로 붉게 물든 무더운 여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계절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어 다시 한번 이 도시에서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항상 건강하세요.

-이희근 가이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