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애님 김성모 가이드입니다.
잘 지내시나요?
먼저 투어를 마치고 소중한 글을 써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쌀쌀한 가을 날 지애님의 글을 보며 그 날의 하루를 돌이켜보기도 하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오늘은 쉬는 날을 맞아 늦은 아침에 일어났답니다. 오늘은 밀린 집안일을 하였죠. 먼 스페인에 살고 있지만 쉬는 날 하는 일은 비슷한 듯 싶어요. 저녁도 먹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되어 저 역시 지애님께 편지글을 한자 한자 끄적이고 있습니다.
찰나와 같이 흘러간 열흘 중 그라나다의 시간이 좋은 기억으로 남은 거 같아 하루를 함께 한 가이드로써 참 기분이 좋습니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온 먼 유럽의 하루하루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매일 방문하는 알함브라 궁전일 수도 있지만 지애님을 포함한 많은 분들께는 어쩌면 인생의 단 한 번일 수도 있는 방문. 그 기억이 무엇보다 아름답게 적히길 바라는 것이 저의 마음이랍니다.
방문할 곳은 많고, 사실 그곳에 대해 모든 것을 공부해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 는 말도 있고.. 그러한 부분들을 충족시켜주는 것이 저와 같은 가이드의 역할이지 않을까 싶어요.
많이 방문하였고, 공부를 한 만큼 많은 이야기들 들려드리고 더불어 장소와 어울리는 음악이 아우러진다면 더할나위 없겠죠?
그리고 보신 것처럼 요즘 알함브라 궁전이 참 예쁩니다. 이미 눈과 카메라에 담으셨겠지만 단풍이 울긋불긋 물든 알함브라 궁전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지요. 꽃이 만발한 봄이 최고인 줄 알았지만 물든 단풍도 보고, 나뭇잎들을 밟으며 알함브라 궁전을 거닐다보면 가을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곤 한답니다.
가을의 그라나다가 지애님의 기억 속에 오래토록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면 좋겠습니다.
그 추억들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지애님의 일상 속 큰 힘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좋은 추억은 장소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지애님이 언젠가 다시 스페인 혹은 어딘가로 다시금 훌쩍 떠날 날도 올 수 있겠죠?
언젠가 찾아올 그 날을 상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더불어 말씀해주신 것처럼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그 날에는 가을의 그라나다를 추억 삼아 또 다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19년 11월 14일.
소중한 인연으로 다가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 그라나다에서 김성모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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