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경님, 채수한 가이드입니다.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 날의 하루를 기억해주시고 이렇게 다시 찾아주셔서 그리고 소중한 글 남겨주심에 감사인사 드립니다 :-)

 그 날 하루동안 전해드렸던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느껴졌던 이유는 어쩌면 누가 전해주었느냐보다도 원래 그러한 것들에 대해 가지고 계셨던 관심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예술가로서 신을 향했던 한 인간으로서 그들이 이곳에 그들의 시간을 통해 공간에 담아낸 이야기들은 어쩌면 누구나 매료되지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500년이나 흐른 후에도 그리고 해와 달이 반대로 바뀌는 거리에 사는 사람들이지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이름이 머릿속에 남겨져 있는거겠죠.

 희극이거나 비극이거나 그들의 삶 자체는 우리에게 극처럼 느껴지고는 합니다. 그들의 고뇌와 환희가 배어있는 작품들을 마주할 때 그들의 이야기는 작품을 달리보이게끔 하죠. 그렇게 많은 작품들 속에서도 저 또한 개인적으로 마음이 가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그가 어찌 그렇게 천장화와 최후의 심판같은 압도감이 넘치는 작품을 한 인간이 홀로 해낼 수 있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들도, 늦었지만 마치 속사정을 전해주는 것처럼 우리에게 그의 내면에 대해 생각해보게하죠. 그들이 끊임없이 감내했던 준비단계;데코로들로 웅장한 작품을 완성해 선보이는 ;스프레차투라 그리고 그러한 작품들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그라치아까지도. 바티칸은 그렇게 우리에게 그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는 순간을 마련해주는게 아닐까 합니다.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었기에 일상 속에서도 여행속에서의 시간들은 함께 상기하고 나누며 기억들에서 추억으로 남겨지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그날의 하루는 그리고 여행하던 시간들은 더 긴 생명력을 두 분 안에서 갖게되겠죠. 우리는 여행을 통해 많은 것들을 느끼고는 합니다. 하지만 '여정이 보상이다'라는 말처럼 진정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건 목적지에 도달하는 순간이 아닌 그 과정들에서의 감정과 생각들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일상이라는 시간 속에서도 작은 소소한 행복들이 함께하기를, 일상이라는 시간이 여행하는 순간처럼 다양한 색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며 인사드립니다.

-로마에서 채수한 가이드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