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에 와서 시차적응이 다 되지 않았지만,
아직도 꿈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중세에서 르네상스로 단테를 따라 걷고 있는 기분으로 후기를 남깁니다.
가장 먼저 써야 하는 것은 엘레나 가이드님입니다.
엘레나 가이드님은 이탈리아 최고의 쉐프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탈리아 음식은 재료의 맛을 그대로 살린다고 하셨죠..
아씨시에서부터 피렌체까지 죠토와 단테에서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까지 최상의 재료를 가지고
열정의 소스를 가미하여 재료의 맛을 극대화해서 여행자들 앞에 차려놓으셨습니다.
정말이지 중세의 끝자락에서 르네상스의 한 가운데를 지나온 기분입니다.
그동안 몰랐던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또 그 현장에 가서 보고 느끼면서
그 시대를 풍미했던 거장들의 자취를 따라가면서 그것들에 얽힌 이야기들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프란체스코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의 영향력, 이를 28개의 프레스코화로 담아낸 조또*의 그림들..
스펠로의 집들과 골목마다 꾸며진 아름다운 꽃들,
시에나 광장의 열기, 건축,조각,그림의 최고 거장들이 만들어낸 걸작품들의 총체인 시에나 두오모,
탑집과 토스카나 지방의 아름다운 전경을 볼 수 있는 산 지미냐노
(여기서는 아들이 Ecco 제품의 가죽 신발을 사서 너무 너무 좋아해서 더욱 좋았어요^^),
전체적인 투어 테마와는 조금 달랐지만, 척박한 땅에서도 자부심을 잃지 않고 인내와 끈질김으로 이어온 해안절벽의 친퀘테레 마을,
마지막날 오전 우리를 깜짝 놀래킨 피사의 사탑,,, 백색 드레스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 웅장함에 감탄하고, 기울어진 사탑을 올라갈 때 느낀 어지러운 생소함... 지금도 매시 15분이면 울리는 사탑의 종,
마침내 3박4일 여정의 클라이막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시작하고 꽃 피운 단테, 조또,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등 거장들을 배출한 피렌체.. 그리고 천재들을 발굴하고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았던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
엘레나님의 설명들이 머리와 가슴에 새겨지면서 느꼈던 감동과 잔상이 쉽게 가시지 않네요..
여행중 정말 좋았던 또 하나는
이제 중2 올라가는 시크한 아들이, 엘레나님 앞에서는 무뚝뚝해 보였겠지만, 이번 여행을 너무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중학교 간 이후에 그렇게 좋아할 일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좋다는 말을 여러번 하더라구요 ㅋㅋ
가죽 신발을 샀기 때문만은 아니고, 안 듣는 것처럼 하면서, 그 길고 상세한 설명들을 다 들었고
그러면서 역사의 현장에 가서 보면서 느낀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제는 집에 오자마자 무슨 유럽의 미술작품들이 있는 책을 혼자 찾아 보더라구요.)
아들에게 그 무엇으로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선사해주셨습니다.
제 아내도 말할 것도 없죠.
원래 여행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번에는 너무 좋아서 다음에 또 오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자전거나라 어떻게 알았냐며, 자전거나라를 선택한 저를 칭찬해주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만에 듣는 칭찬인지? ㅋㅋㅋ
이 모든 것이 엘레나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알게된 확실한 것 한가지는
여행의 성패와 질은 가이드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가이드님이 훌륭한 여행을 만들어냅니다.
엘레나님 감사합니다.
제가 술을 잘못하고, 술자리에서 재미없는 사람이라
엘사모가 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마음속으로는 항상 엘사모로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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