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희진씨.
1월 15일 바티칸 오후반일투어 함께한 이가영 가이드입니다.
이름 뒤에 '가이드'라는 직업을 붙여서 소개해보는게 얼마만인지...
글을 읽으며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저는 지난 2월 18일부터  3월 30일까지 달콤한 한국 휴가를 꿈꾸며 입국 후 여전히 한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로마에서 가이드로 살며 매일 새로운 분들을 만나고, 
바티칸을, 로마를 활보하며  다녔던 평범한 일상들이 마치 몇년은 지난것처럼 아득합니다.

사스처럼, 메르스처럼 지나 갈거라 생각하며 한 달이면 되겠지, 두 달이면 충분하겠지 했는데 
어느새 여섯달을 꽉 채워 넘기며 오래, 지독하게 괴롭힐 줄은 누구도 알지 못했을겁니다.


희진씨께서 적어주신 내용 중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들을 보며 힘을 얻는 다고 하신 부분에 많은 공감을 했습니다.
그 안에는 내가 다녀간 장소 뿐만 아니라 설레임, 행복함 같은 감정까지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요즘같은 때에는 더 필요한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여행 공유 카페들을 보면
다녀왔던 유럽 여행들 사진들을 올리며 지난날을 그리원 하시는 분들을 많이보게 됩니다.

원하면 언제든 막 찍고 지울 수 있는게 사진이었는데
이렇게나 소중한 것인지.. 이렇게나 고마운 존재인지.. 잊고있었는데 

저도 한 장 한 장 다시보며 그리운 날을, 
언제 올지 기약이 없는 날을 떠올려 봅니다.


희진씨
잊지 않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뭐하는 사람인지, 뭐를 하고싶은 사람인지 잊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금방은 아니겠지만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그때도 열정 가득한모습으로 즐겁고 알찬 여행이 되도록 꽉 채워드리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2020. 08. 28 이가영 가이드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