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의 신혼여행 계획이 코로나로 무산되어 올해 이탈리아를 찾게 되었습니다. 베네치아-피렌체-로마로 북에서 남으로 오는 일정이었는데, 바티칸을 마지막으로 눈에 담고 갈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가이드님 첨에 뵀을 때 너무 귀티가 줄줄 흐르셔서 깜짝 놀랐네요 ㅎㅎ 말씀도 어찌나 매끄럽고 깔끔하게 하시는지~ 피렌체에서 미술품들을 보고 해설 들었던 것이 바티칸에서 한 번 더 정리돼서 너무 좋았습니다.
가이드님은 분명 군더더기 없이 담담하게 설명해주시는데, 여러 부분에서 눈물이 살짝 나고 감동했습니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성과 천재성은 알았지만, 라파엘로는 그렇게 중요시 생각하지 않았었는데...그가 그린 그림 세 개를 시대별로 모아놓고 그린 것에 대해 설명해주실 때 진짜 감탄했어요. 젊었을 때 그린 것,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받아들여서 스푸마토 기법을 넣은 것, 미켈란젤로의 입체감을 받아들여서 그림을 그린 것... 마지막 그림은 남에게 배운 것에 더해 자신이 빛을 조명처럼 사용함으로써 카라바조나 렘브란트에게 영향을 줄 그림을 그려낸 것이 놀랍더라고요.... 포용성을 갖고 남에게 배우는 사람이 얼마나 현명한가를 느꼈습니다.
라파엘로가 아테네 학당을 그렸을 때 원근법을 포기하면서까지 미켈란젤로를 그려넣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어요. 그래서 르네상스가 라파엘로에서 정점을 찍고 매너리즘으로 빠질 수 밖에 없었겠구나 싶었어요.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도 가이드님 설명 덕분에 시간순으로 그의 발전을 이해하고 볼 수 있었고, 조각상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느꼈습니다. !!
성베드로성당에서는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예수님 돌아가실 때 성물들을 가진 여러 성인(?)들에 대해 담담히 얘기해주셔서 울컥,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위에서 보았을 때 얘기해주셔서 울컥했어요. 막상 피에타는 가까이 볼 수 없어서 그 아우라가 없었지만 해설이 울컥했습니다. 구교가 나락으로 빠지고 있는데 자신이 믿고 있는 신을 증명하고자 자신이 느끼고 공부한 신에 대한 사랑을 그렇게 표현한 거잖아요.
힘들거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이미 피렌체에서 3만보씩 걸었던 터라 저는 괜찮더라고요. 쿠폴라도 올라가보고, 현대미술작품도 유명한게 많던데 좀 더 천천히 보면서 하루 종일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가이드 투어였습니다.
가이드님은 저희 남편도 인정한 존잘이에요+_+
오래오래 계시면서 한국인의 빛을 발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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