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6일 이탈리아 여행 마지막 출국날의 오전 투어 였습니다.
남중생 두명과 함께한 가족여행이라 가이드 투어를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 익히 겪어 보았기에 많은 걱정으로 시작한 투어였습니다.
시간도 오전 8시부터 5시간 30분간 진행되는 투어이니 정말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갔는데...
그런 걱정과 각오는 투어를 시작하자마자 엘레나 가이드님의 몇마디 말에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투어 시작전 중학생 아이들이 투어 중간 많이 힘들어 하느냐는 질문에
대게는 힘들어 하기는 하지만 끝까지 잘 듣고 참여한다...는 대답을 하실 때 그 카리스마과 자신감이 넘치시는 표정~!
투어를 마치고 나서 그러한 질문이 가이드님께 얼마나 실례되는 일이었는가를 깨달았습니다.
5시간 30분의 투어는 마치 영화 "엔드게임"을 보듯이 어느 한 순간 화려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고,
매순간 대단한 작가, 인물, 작품, 이야기들로 꽉찼으며, 잘 짜여진 이야기가 물길을 흐르듯 자연스러웠으나
그 흐름속 가이드님의 오랜 고민과 노하우들이 녹아들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사람이 작곡하고 지휘하고 연주하는 교향곡 하나를 감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엘레나 가이드님의 바티칸 투어를 로마의 첫날 투어로 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제 로마여행이 내용적으로 훨씩 풍성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셔서 머리속에 있는 말들을 속사포처럼 쏟아 내실 때.
저의 영혼은 그 총을 맞고 바티칸에 쓰려져 아직 돌아오지 못한 기분입니다.
올라가보지 못한 바티칸의 쿠폴라, 눈에 다 담고 오지 못한 베드로 성당의 구석구석과 바닥에 새겨진
모든 글귀들이 눈앞에 아른거립니다. 서울에서 벌써 로마가 그립습니다.
엘레나 가이드님 정말 감사합니다. 꼭 또 인연이 닿아 다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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