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탈리아 날씨를 피자 화덕이라고 표현하던데, 7월 10일 부터 16일까지 그 화덕에서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지고 돌아와 정신을 차려보니 2일이 지났습니다. 힘들지만 재미있고 많은 것을 보며 머리와 마음에 담아 온 이번 여행의 백미는 단연코 피렌체, 토스카나 프라이빗 투어였습니다.
더울 것을 예상하고 갔지만 그래도 너무 더워서 지쳐갈 여행 4일차, 초4와 중2 아이들은 서서히 의욕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남편은 대부분 투어가 힘들었기에 오늘도 강행군을 예상했더랍니다. 하지만, 이은경 가이드님의 재미있지만 깊이있는 설명, 원화가 주는 특별함에 매료되어 어느덧 우피치 미술관에 빠져들어 버렸습니다. 특히나 남편은 미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아이들과 저때문에 미술관 투어에 끌려오는 편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뭔가를 좀 알게되었다."며 아주 만족해 했습니다. 또 가이드님이 세심하셔서 중간에 힘들까봐 이것 저것 챙겨주셨고, 가족 사진도 많이 찍어 주셨어요. 이탈리아에서 가족사진 쉽지 않습니다. 누구에게 핸드폰을 주겠어요. ^^
우아하게 미술관 투어가 끝나자 시원한 차량으로 바로 키안티 마을에 식당으로 갔습니다. 그동안의 이탈리아 맛집은 다 가짜였어요. 제가 나름 꼼꼼하게 구글평 체크해서 식당에 가봐도 글쎄, 이게 맛있는 건가 싶었고, 이탈리아 음식은 내 비루한 혀에는 어울리지 않나보다 생각했더랍니다. 그러나 키안티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비로서 아~ 이게 이탈리아 맛집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트러플이 가득 올라간 파스타는 전혀 짜지않고 정말 맛있었구요. 스테이크는 진짜 최고!! 피렌체가도 절대 못먹어요. 그냥 티본을 먹었어야 했는데 집에 와서도 후회 중. 가이드님이 아직 티본 안드셨으면 그냥 여기서 드시라고 추천하셨는데... 점심이라 가볍게 먹어볼까 했거든요. 먹다 너무 아쉬워서 스테이크 추가해서 한 접시 더 먹었어요 ㅋㅋㅋ. 추천해주시는대로 하시면 다 맞아요. 메뉴 골라주신대로 먹을 껄~ 한답니다. 좀 넉넉히 시키셔도 절대 후회 없음이에요. 내가 미식가다 하시면 반드시 이 투어 하셔야 이탈리아 맛 보고 갈 수 있다는게 저와 남편의 결론이었어요. 구글로 검색한 시내 음식점은 그냥 흔한 관광지 음식점 퀄리티일 가능성이 99%.
식사하고 고즈넉한 마을을 둘러보고 커피도 마시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이게 진짜 여행이지 싶더라구요. 사진도 많이 찍어 주셨는데 어쩜 사진도 그렇게 잘 찍으시는지, 스냅 사진 찍어주시는 줄 알았어요 ^^;; 정육점도 들렸는데, 햄을 만드는 곳이라 정말 신기방기 이런 것도 보는구나 했구요. 이어서 들른 와이너리~ 이름은 밝히지 않아요. 영업 기밀일 수도 ^^ 좋은 정말 좋은 와인을 싸게 살 수 있어요. 남편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뿌듯해 하는 것 중 하나에요. 짐이 여유가 된다면 여러 병 샀을 거예요. 4병만 산게 아쉽다고...
투어가 끝나도 피렌체에서 가보면 좋을 식당, 야경, 젤라또 집 마구마구 공유해 주셔서, 피렌체 여행의 퀄리티가 수직 상승. 잊지 못할 피렌체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참 기차 파업이 예고되어 제가 걱정하면서 카톡으로 문의 드렸는데, 빠르고 정확한 정보 주셔서 안심하게 해주셨어요. 너무 감사드려요~
전 일단 도시에 가면 맨 첫 날 투어를 잡는데, 적응을 위해서나 정보를 위해서나 좋더라구요. 이런 저런 투어 경험 중에 진짜 최고였습니다. 가족 여행이다. 아이가 있거나 부모님이 계시다 하시면 꼭 해보세요. 칭찬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
끝으로 가이드님 항상 건강하시구요. 너무 감사했습니다~~
참 딸이 장아찌 가이드님 너무 좋다고 전해달라네요. 사춘기 여학생에게 어떻게 하면 점수를 따실 수 있는거죠? 신기방기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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