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페인 여행.
권순미 가이드님
이 아니었으면 조금은.. 아니 많이 슬픈 기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여행이었어요. 흑.
바르셀로나 두 개의 투어를 하게 되었는데 운 좋게도 권순미 가이드님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둘 다 단체투어였는데 두번째 투어가 어떤 사정으로 인해 다른팀이 참석하지 못해 프라이빗투어가 되었어요.
두 투어 전부 오랜 경력의 권순미 가이드님의 매마르지 않는 샘물같은 지식으로 각 투어스팟과 관련된 역사와 인물에 대해 알 수 있어 정말 알찬 시간이었어요! 권순미 가이드님의 일에 대한 애정과 신념에 대한 마지막 코멘트도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투어를 듣지 않고 그냥 와서 사진만 찍고 갔다면 오히려 돈을 낭비하고 가는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두번째 투어에서는 앞서 언급했듯, 예상치 못하게 프라이빗 투어가 되어 단체 투어때보다 중간 중간 궁금한 점도 더 많이 여쭤보고 시간도 융통성 있게 조절하며 역시 즐거운 투어가 되었답니다. 어떤 질문을 해도 어쩌면 그렇게 막힘이 없이 술술 답변해 주시는지. 해박한 지식에 다시한번 감탄!
그러나!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지금부터입니다 ㅠㅠ (미래 관광객 필독!)
약속 장소에서 가이드님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걸어가는데 잠깐 뒤 돌아보시는 가이드님 얼굴이 새파래져서 마구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가시는거에요. 전 이게 무슨일인가? 하고 돌아 봤더니 과장 조금 보태 가이드님 키보다 두 배는 큰 흑인 남자(소매치기) 의 옷을 붙잡고 "내 놔!" 하고 소리를 지르시는거에요. (한국말로 하셨는데 나중에 말씀 드리니 한국말 하신줄도 몰랐대요.ㅠ)
진짜 이게 한 5초 정도? 동안 일어난 일이었어요. 놀란 저를 향해 돌아오시는 가이드님 손에 들려 있는 휴대폰...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데? 자세히 보니 제 휴대폰인거에요 ㅠㅠㅠㅠㅠㅠ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손이 덜덜 떨리네요.
휴대폰도 폰이지만 사진 백업도 안 해놓은 게으른 나란 사람.
사실 며칠동안.. 아니 지금까지도 그때 생각하면 너무 아찔한거 있죠 ㅠㅠ
가이드님도 일 하시면서 투어 중 처음 있었던 일이고, 스페인 수 년째 거주 하신 이래 역시 처음 있는 사건이었대요.
전 저의 휴대폰을 누가 가져갔는지도 모르고 있었던거에요.
유럽 소매치기 당하는게 남 일인줄 알았는데 그게 저라니...
저랑 가이드님이랑 너무 떨리고 진정이 안되서 바로 옆에 몰에 들어가서 둘다 얼싸안고 웃다 거의 울다 했잖아요 ㅠㅠ
둘 다 손 떨리고 심장 떨려서 한참을 진정하고 나왔어요.
그때 본능적으로 뛰어 나가신 < God 권. 순. 미> 가이드님. 진짜 너무너무 * 100 감사해요.
남자분도 아닌 가녀린 여자분이 아휴... 이런 가이드 또 없습니다.
(물론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되겠지요.. 죄송..)
저같으면 진짜 멘탈 흔들려서 일도 못했을것 같은데 그래도 수습하시고 가이드 해 주시는 프로다운 모습에 또 감동 받았습니다. ㅠㅠ
이 날 휴대폰을 되찾지 못했다면 일주일 여행 중 반은 그냥 정신 나간채로 우울감을 가지고 여행 했겠죠? ㅠㅠ
여러분
스페인 전문가 권순미님께 무조건 가이드 받으세요.

그리고 저처럼 휴대폰 윗부분 조금이라도 보이게 주머니에 꽂고 다니시면 안돼요 ㅠㅠ
되도록이면 가방에 넣으셔야 하고요 주머니에 넣는다면 위에 뚜껑 있는걸로 꼭 덮어주시고요.
진짜 여행 가서 휴대폰 잃어버리면 돈, 여권 잃어버리는것 보다 더 멘붕이잖아요.
오랜만에 갔던 유럽여행의 아름다운 추억만 갖고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권순미 가이드님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리구요!
그 때 저녁에 말씀하셨던 그 건! 꼭 잘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뵙고 싶어요.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