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님 안녕하세요! 가이드 서지인입니다 :) 잘지내고 계신가요. 1월 중순에 투어를 들으셨었네요. 그때만 하더라도 제법 날이 추워서 꼭꼭 조끼도 하나씩 챙겨입고 목도리까지 바리바리 하고 다녔었는데 어느새 날이 제법 풀려서 이제는 낮에는 반팔도 거뜬한 날이 다가오고 있답니다. 아직까지 때때로 바람은 제법 선선하지만 그래도 제법 나쁘지 않은 날씨에요! 아마 곧있으면, 눈깜짝할 사이에 무더운 날씨가 불쑥 찾아올것만 같아서 적당히 따끈하고 적당히 선선한 이 날씨를 즐기고 있는 중이랍니다 :)

이제 투어를 들으신지 두달도 넘는 시간이 흘렀으니 어떤 모습으로 바티칸이 남아있을지 궁금합니다. 저에게 바티칸은 늘 애정이 많은 공간이에요. 손님들은 자꾸 이렇게 사람도 많고 걷는데 계속 설명하는 일이 힘들지 않냐고 가장 걱정을 해주시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저에게는 그래서 더 욕심이 나는 공간이기도 하답니다! 다른 미술관이나 박물관도 많이 가봤지만 사실 바티칸 박물관은 쉽지 않은 공간이에요. 아무래도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었기에 유독 더 통로들도 좁은 편이고요. 그렇다보니 손님들께서 마냥 힘든 공간으로만 바티칸을 느끼시게 될까봐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얻어가시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설명을 드리는 것 같습니다. 

사실 바티칸은 특히나 아무것도 모르고 보면, 투어 없이 들으면 그냥 사람이 많은, 작품이 많은 것을 보고 가게 되는 공간이지만 투어를 들으면 그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공간도 없거든요. 그렇다보니 어떤 작품의 이야기가 손님에게 닿을지는 모르겠지만 오신김에 하나정도의 작품의 이야기를 듣고 가실수 있기를 바라면서 하나라도 더 많이 설명드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것이 바티칸 투어인것 같습니다. 이런 저의 마음이 잘 닿아서 정림님과 가족분들께도 하나의 작품정도는 와닿으셨기를 바랄게요 :)

그 작품이 건네는 이야기말고 다른 이야기도 궁금해지신다면 다시한번 이탈리아를 찾아주세요!
그때까지 저는 바지런히 작품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2024.03.23 로마에서 가이드 서지인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