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님 안녕하세요! 가이드 서지인입니다 :) 잘지내고 계신가요? 이제 한국도 제법 많이 더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이제 이탈리아는 정말 무더위에요! 요즘은 야경투어를 나가더라도 딱 나가는 순간의 숨막힘이 여전히 남아있는 계절이랍니다. 투어를 들으셨던 시기만하더라도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랑해서 열심히 떠드는 저야 가볍게 입고 나가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잠바를 하나쯤은 가지고 나오셨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지금은 잠바가 짐으로 느껴지는 계절이 되어있어요! 게다가 해도 늦게 져서 오셨을때는 트레비에서 판테온으로 가는길에는 어둑어둑했는데 지금은 나보나까지도 제법 밝은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답니다 :)

그날 은주님하고 따님분을 미팅장소에서 만났을때의 순간이 사실 기억에 나요! 그날은 유독 바티칸 투어를 오전에 하고 오신분들이 많으셔서 다들 힘들어하시는 편이었는데 정말 지친 얼굴이셨던 것으로 기억을 합니다 :) 제 기억에는 그때도 도로 연석에 두분이 나란히 앉아계셨던것 같은데 맞을까요? 특히 스페인 광장 자유시간에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힘들어하셨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따라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했어요! 

사실 그날이 유독 더 기억에 남은 이유는 투어 멘트가 끝나자마자 다들 우르르 집에 가셨는데 그분들 중에 대다수가 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계셨던 부분 때문이에요! 다들 여기서 뭐하시는지 여쭤봤는데 만조니 방향 버스가 안와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계셨더라고요. 다행으로 저도 집이 그쪽 방향이라 일단 기다리시던 버스 말고 다른 버스가 먼저 오니 그걸 타시라고 다들 안내를 드렸는데 은주님팀 말고 한팀이 더 같은 숙소이신데 빅토리오 엠마누엘레역 방향이라 걷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을 좀 불안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충동적으로 그럼 제가 같이 가드릴게요! 해서 가면서 계속 수다를 떨었던것 같습니다 :) 

제가 드린 약간의 도움이 은주님의 마음에 이 여행을 예쁘게 남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던것 같아서 무척 뿌듯한 마음이에요! 
오래오래 이 로마가 아름다운 도시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 2024, 06. 21 로마에서 가이드 서지인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