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지이님. 로마 김윤정입니다.
한국에 일상으로 무사히 돌아가셨다니 다행입니다. 매일 서른 분 가까이 이 로마에서 뵙다 보니, 처음에는 또렷했던 얼굴도 점점 머릿속에서 흐려져 가요. 정확히는 아니지만 어렴풋이 김지이님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바티칸에서의 하루가 끝나고 같이 리소르지멘토 광장으로 내려오는 길에 여러 이야기를 나눴던 것 같은데요.
어느 날 선배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우리가 투어를 진행하고 무수한 이야기를 토해낸다고 하더라도.. 필기를 하지 않는 이상 듣는 분들에게 지식적인 부분은 나중이 되면 다 잊혀져 버린다구요. 다만, 그 날의 느낌이랄까, 기분이 어렴풋한 상으로 남는다고 하던데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김지이 님과 함께한 그 날을 떠올려보니 제가 그날 어떤 기분이었고 무슨 말을 했는지 명확하게 생각나지는 않지만.. 함께 얘기하고 메트로까지 안내해드리며 굉장히 따뜻한 기운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딸내미 같다면서 이렇게 외국에 패기로 뛰쳐나와 일하고 있는 저에게 사기를 북돋아 주셨지요,
그 날 집으로 가는 길, 참으로 마음이 감사했습니다.
자제분이 영국에서 유학중이시라 물론, 언급하신 것처럼.. 고민도 있으시겠지만~ 얼마나 좋아요. 이렇게 여러 곳을 다니시며 두 번째 청춘을 누리고 있으신걸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바티칸을 다시 한 번 방문하신다면, 또 좋은 인연으로 뵙고 싶어요.
항상 건승하시고 소중한 글과 분에 넘치는 칭찬.. 감사합니다.
글을 보며 기운 얻고 더욱 분발해서 다음에 오신다면 또 다른 감동을 드리게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기대되어요..^^
p.s. 한국의 단풍, 저도 지인이 보내 준 사진으로 보았는데 너무나 아름답더군요. ^^
로마에서 윤정 드림